“미움·시기·무정으로 가득한 이곳에 주님이 필요해요”

[황인호 기자의 Song Story]
예배사역 단체 ‘어노인팅’의 ‘사랑이 사라진 이곳에’

예배사역 단체 어노인팅이 지난 18일 온라인 목요예배를 인도하며 찬양하고 있다. 어노인팅 제공

이번 송스토리는 순전히 노래의 제목에 이끌려 시작됐다. ‘사랑이 사라진 이곳에’. 지금의 시대를 이토록 잘 표현한 말이 있을까. 사람들은 서로 편 가르기 한 지 오래다. 서로 미워하고 차별하고 학대하며 분열한다. 정의는 어디 가고 불의만 가득하다. 나라고 다를까. 매일 일어나는 크고 작은 일에 직면하면서 노래 제목처럼 내 안에 사랑이 사라져 감을 느낀다.

이 곡을 쓴 예배사역 단체 ‘어노인팅’ 한경숙 간사는 “이 곡은 사랑이 사라진 이곳에 주님이 필요하다며 쓴 기도문”이라고 했다. 한 간사는 국민일보와 서면으로 진행한 인터뷰에서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어진 귀한 존재들이 미움 다툼 시기 무정으로 가득한 모습을 보면서, 또 동일한 죄악 가운데 있는 연약한 내 존재를 바라보게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최근 몇 년간 한국사회와 세계 여러 나라 안에 마음 아팠던 일들이 있었다. 시간이 지나도 아픈 기억으로 남는 사건들과 여전히 일어나고 있는 불의한 일들을 보면서 분노하는 마음과 함께, 동시에 가난하고 애통한 마음으로 하나님 앞에 나아가게 됐다”며 “사랑이 없고 불의로 가득한 우리를 회복시키시고 우리에 대한 분노를 거둬 주세요. 약하고 악한 우리는 주님이 필요합니다. 우릴 도와주세요’라고 기도했다”고 덧붙였다.

어노인팅이 지난 9월 30일 발매한 ‘예배자의 노래 3집’ 앨범과 그 안에 수록된 ‘사랑이 사라진 이곳에’ 악보. 어노인팅 제공

이 곡은 어노인팅 ‘예배자의 노래 3집_시편의 노래 part1’(2021년 9월 30일 발매)에 수록됐다. 2009년, 2011년 예배자의 노래란 이름으로 앨범을 냈던 어노인팅이 같은 이름으로 10년 만에 내놓은 음반이다. 시편을 주제로 한 앨범인 만큼 곡마다 부제처럼 ‘[시편 편]’이 달렸다.

한 간사는 “어노인팅은 함께 예배하고 사역하면서 그리스도인의 전인격적인 삶의 과정을 노래하고 싶은 마음을 나눠 왔다”며 “2019년 가을 어노인팅 전체 멤버들과 시편 1편부터 150편까지 매일 1편씩 묵상하고 나누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는데 이게 예배자의 노래 앨범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시편은 당시 예배자들의 희로애락이 담긴 기도와 노래인데, 이러한 시편에 담긴 예배자들의 표현을 통해 ‘지금 그리고 여기’의 삶을 투영하고 적용해 보자고 했다”며 “시편을 통해 우리 마음을 하나님 앞에 여과 없이 토설하고 그 과정 가운데 현실의 삶에서 하나님과 깊이 교제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사랑이 사라진 이곳에’도 시편 말씀 묵상이 담겼다. 한 간사가 곡을 쓸 때 묵상했던 말씀은 시편 85편이었다. 원제목도 시편 85편이었다. 특히 “내가 하나님 여호와께서 하실 말씀을 들으리니 무릇 그의 백성, 그의 성도들에게 화평을 말씀하실 것이라 그들은 다시 어리석은 데로 돌아가지 말지로다 진실로 그의 구원이 그를 경외하는 자에게 가까우니 영광이 우리 땅에 머무르리이다”라는 8~9절 말씀이었다.

그는 “주의 백성인 우리에게 샬롬을 선포하시며 당신의 영광이 이 땅 안에 머물 것이라 했던 약속의 말씀이 점점 더 악화돼 가는 것처럼 보이는 이 땅에도 참된 소망이 있음을 보여주는 한 줄기 빛처럼 느껴졌다”며 “하나님의 언약 안에 있는 더 나은 삶을 소망하는 기도의 마음으로 가사를 써 내려갔다”고 말했다.

한 간사는 가사 곳곳에 시편 85편 말씀을 녹였다. ‘사랑과 진실이 만나고 정의와 평화가 공존하는 세상으로 뿌리내리도록 주여 도와주소서. 이 땅을 회복하소서. 진실이 땅에서 돋아나고 정의가 하늘에서 굽어보는 세상으로 열매를 맺도록 주여 도와주소서. 이 땅을 회복하소서.’ 그가 가장 마음이 간다는 이 가사는 시편 85편 10~12절에 나오는 구절을 차용했다.

한 간사는 “오래전부터 참 좋아했던 성경 구절이었고 인상적인 표현이라고 생각했다. 사랑의 하나님이지만 동시에 진리의 하나님이시고, 의의 하나님이지만 동시에 화평의 하나님”이라며 “상반된 듯한 성품이 조화를 이뤄 사랑과 진리가, 정의와 화평이 완전한 조화를 이룬 세상을 선물로 주시겠다는 말씀이 위로가 되고 소망이 되면서 후렴구로 쓰게 됐다. 이 부분을 부를 때마다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며 노래하게 된다”고 말했다.

한 간사는 십자가의 정의와 사랑을 경험한 그리스도인이 현실의 어두움에 낙심함으로 머무르지 않고 사랑으로 세상을 섬기며 정의를 따라 살았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그는 “약속의 말씀을 믿고 걸어가지만 여전히 이 땅에 불의한 일들이 일어나는 현실을 만나게 된다”며 “이 가운데 매일 주님이 필요하다는 간절한 마음을 갖고 믿음의 눈으로 주님 약속의 말씀을 바라보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나님의 다스림 안에서 이 땅을 창조의 아름다움으로 회복시켜 주시길 소망하는 사람들에게 이 노래가 위로가 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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