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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학생 수업 선택권 강화 맞지만 세부 계획 다듬어야

정부가 24일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주요사항’을 발표했다. 소프트웨어·인공지능 교육을 초·중·고에 도입하고, 초등학교에 처음으로 선택과목을 만들어 교육과정 편성에 대한 학교 자율권을 확대한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상급학교로 진학하기 직전 학년에 ‘진로연계 학기’를 만든 것 역시 맞춤형 수업의 수준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

가장 큰 변화는 2025년 전면 시행될 고교학점제다. 고교생이 대학생처럼 원하는 과목을 골라 들을 수 있는 제도다. 국어·수학·영어에 몰입해 대학 입시만을 대비하는 것이 아니라 진로·적성 관련 다양한 과목을 선택해 미래를 설계하자는 취지에는 이론이 없다. 학생의 과목 선택권을 보장하는 것은 마땅히 나아가야 할 길이다. 다만 학교 현장이 이를 감당할 여건이 되는지는 의문이다. 고교학점제 실현을 위해서는 다양한 과목을 가르칠 수 있는 교사가 충분히 확보되어야 한다. 도시와 농촌, 사립과 공립, 교사 수준에 따라 학업 성취도 격차가 발생하는 만큼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면 국·영·수 등 필수 과목 수업 시간이 줄어들고 자율 과목이 늘어나는데 이에 대한 대비책도 필요하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수업이 늘어나면서 이미 학생들의 기초학력 저하가 현실화됐다. 이런 상황에서 국·영·수 수업 시간마저 줄어들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대비한 사교육 과열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정부는 고교학점제로 수업 부실이나 대입 혼란 등이 생기지 않도록 꼼꼼한 보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번 총론은 내년 하반기에 확정·고시된다. 차기 정부가 대학입시에 정시를 더 확대할 경우 고교학점제는 교육 현장에서 실현되지 못하고 빈껍데기로 남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수능을 강화하는 정책은 고교생의 수업 선택권 확대와 양립이 어렵다. 교육은 국가의 백년대계이다. 큰 줄기가 흔들리면 학생이나 학부모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정부는 이 같은 우려에 귀 기울여야 한다. 고교학점제 시행까지 아직 시간이 남은 만큼 당국은 현장의 혼란이 없도록 세부 계획을 잘 다듬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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