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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위드 코로나 위기… K방역 성적표, 앞으로 한 달에 달렸다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우리는 늘 한 발씩 뒤졌다. 출입국 제한을 머뭇거리다 바이러스의 상륙과 확산을 허용했고, 통제에 성공했다고 오판하다가 여러 차례 대유행을 겪었으며, 거리두기를 과신하는 바람에 백신 도입에 실기했다. 지금은 백신을 많이 맞았는데도 변이 바이러스를 감당하지 못해 또다시 위기에 직면했다. 어렵게 시작한 위드 코로나의 길은 4주가 채 안 돼서 신규 확진자 4115명, 위중증 환자 586명의 역대 최대 수치와 맞닥뜨렸다. 이번에도 정부는 상황 예측에 실패하며 바이러스에 뒤지고 말았다. 일상회복 이후 감염 증가를 예상해 확보했다는 병상은 턱없이 부족했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일찍이 접종한 고령층의 돌파감염 위험을 간과했다. 처음 보는 바이러스여서 대응에 한계가 있다지만, 그 바이러스를 처음 본 지도 2년이 지났다. 번번이 허를 찔리는 상황이 반복된다면 대처 능력에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

지금 가장 시급한 일은 사망자 발생을 막는 것이다. 최근 2주 사이에 사망자는 하루 10명대에서 30명대로 급증했고, 줄곧 낮아지던 누적치명률도 상승세로 전환해 0.8%에 이르렀다. 이는 위중증 환자가 400명대 중반에서 600명에 육박할 만큼 불어난 데 원인이 있으며 그 대부분은 고령층이다. 고령층 감염률을 획기적으로 낮춰야 위중증화와 사망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끊을 수 있다. 정부가 뒤늦게 뛰어든 추가 접종이 얼마나 신속하고 순조롭게 이뤄지느냐가 관건이 됐다. 최대한 서둘러야 한다. 접종이 진행되는 동안 버텨낼 자원은 병상과 의료인력인데, 현장에선 “남는 병상이 없다” “의료진이 한계에 왔다”는 비명이 들려온다. 지금이야말로 K방역을 외쳐온 정부의 행정력을 보여줘야 할 때다. 고령층 부스터샷 접종이 어느 정도 완료되는 연말까지, 더 나아가 해외에서 승인 절차에 들어간 경구용 치료제가 보급될 내년 2월까지 의료체계를 유지하며 버텨내는 능력을 보여야 할 것이다.

이미 시작된 위드 코로나의 일상을 전면적으로 되돌리는 것은 결코 쉽지 않고, 비용 대비 효과도 장담하기 어렵다. 회복의 흐름을 유지하면서 감염 확산에 취약한 지점들을 차근차근 제어해가는 부분적 비상조치를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당국이 지난 2년 동안 쌓아온 ‘방역 관리’의 노하우를 십분 활용하기 바란다. 짧게는 한 달 남짓, 길게는 석 달 가까이 이어질 이 고비를 어떻게 넘기느냐에 따라 K방역이 받아들 최종 성적표가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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