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전략 기지 ‘테일러 공장’ 확정… 주고객 美기업 잡는다

신규 공장에 첨단 파운드리 공정
5G·AI 등 첨단 반도체 생산 구상
美 중심 공급망 재편 흐름 올라타

김기남(오른쪽) 삼성전자 부회장과 그랙 애벗 주지사가 23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지사 관저에서 삼성전자의 테일러시 신규 투자를 발표한 뒤 악수를 나누고 있다. 그랙 애벗 주지사 트위터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를 신규 반도체 공장부지로 낙점하면서 ‘반도체 비전 2030’ 달성을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 최첨단 공정의 반도체를 미국에서 생산할 기반을 갖춰 세계 반도체 시장의 핵심 고객인 미국 기업을 끌어들이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테일러시 신규 공장에 첨단 파운드리 공정을 적용해 5G, 고성능컴퓨팅(HPC),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분야의 첨단 반도체를 만들 것이라고 24일 밝혔다. 구체적인 공정을 밝히지 않았지만 내년부터 양산 예정인 3나노 게이트올어라운드(GAA)를 도입할 가능성도 있다.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를 노리는 삼성전자는 한국(기흥·화성, 평택)과 미국(오스틴, 테일러)에서 모두 최첨단 시스템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게 됐다. 파운드리 1위인 TSMC를 따라잡으려면 주요 고객 확보가 필수적인데 핵심 고객의 상당수가 미국 기업이다. 세계 반도체 시장의 큰손은 애플, 퀄컴, 엔비디아, AMD 등이다. 최근에는 맞춤형 AI 반도체 수요가 늘면서 구글, 아마존, 메타(옛 페이스북) 등도 주문을 크게 늘리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번 미국 방문에서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 등 주요 IT기업 경영진과 만나 협력 강화를 다짐한 데 이어 신규 공장 투자까지 확정하면서 향후 이들 기업의 반도체 주문이 늘 가능성도 크다.

여기에다 미국 중심의 반도체 공급망 재편 흐름에 올라탔다는 의미도 있다.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미 정부와 기업들은 유기적인 협력에 나설 수밖에 없다. 특히 미 정부가 자국 내 반도체 생산을 늘리도록 압박할 확률이 크기 때문에 첨단 공정의 공장을 미국에 두는 건 장기적으로 삼성전자에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전 세계 파운드리 1위 TSMC와 파운드리 재진출을 선언한 인텔이 모두 미국에 공장을 짓기로 한 것도 이런 이유다. TSMC는 120억 달러를 투자해 애리조나주에 공장 6개를 짓기로 했다. 인텔도 200억 달러를 들여 애리조나주에 2개의 공장, 35억 달러를 투자해 뉴멕시코주에 있는 기존 공장을 개량하기로 했다. 다만 미국에서 첨단 반도체 못지않게 자동차 반도체 수요도 높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테일러 공장에 어떤 공정을 도입할지 미지수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신규 공장 가동까지 3년 정도 남은 만큼 앞으로 반도체 시장 상황을 고려해 공정 도입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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