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은 비슷한데… 종부세, 1주택 70만원·2주택 1626만원

1주택자는 장기보유·고령자 공제
다주택자 최고세율 2배 가까이 올라
공시가 상승 내년 부담 더 커질 듯


올해 주택분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부과를 두고 ‘세금폭탄론’ 논쟁이 뜨겁다. 지난해보다 3배 가까이 뛴 고지서를 받은 사례들이 속출하면서 종부세 대상자들도 위헌소송 등 조세 저항에 나서는 모양새다. 반면 정부는 “종부세에 대한 우려는 과도한 우려”라며 세금폭탄론을 적극 반박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종부세는 주택 수에 따라 폭탄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1세대 1주택자에게는 ‘폭탄’ 까지는 아닐 수 있다. 그러나 다주택자에게는 거의 ‘융단폭격’급 부담으로 작용한다.

국민일보가 24일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에게 의뢰한 주요 주택 보유자별 보유세 모의계산 자료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전용면적 82㎡) 1채를 보유한 1세대 1주택자 A씨에게 고지된 종부세는 지난해 312만원에서 올해 389만원으로 77만원 올랐다. A씨 입장에서 아파트로 인한 추가 수익이 없는 상태에서 77만원을 더 내는 게 달갑지는 않지만, 아파트 시세가 지난해 23억원에서 27억8000만원 수준으로 뛴 것을 고려하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다.

다주택자들의 상황은 다르다. 서울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전용 84㎡)와 강남구 은마아파트(전용 84㎡) 두 채를 보유한 다주택자 B씨에게 고지된 종부세는 지난해 1940만원에서 올해 5441만원으로 3배 가까이 뛰었다. 아파트를 팔거나 세금을 내기 위해 대출까지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도 이런 극명한 대조를 모르지 않는다. 기획재정부가 공개한 세 부담 사례를 보면 서울의 시가 26억원 아파트 한 채를 23년째 보유한 68세 C씨는 올해 종부세가 70만원으로 지난해(89만원)보다 오히려 줄었다. 올해부터 1세대 1주택자에 대해 종부세 공제 상한선이 9억원에서 11억원으로 올라가고, C씨가 1세대 1주택자만 받을 수 있는 장기보유·고령자 공제까지 받았기 때문이다.

반면 서울 시내에 시가 12억원과 13억원 아파트 각각 두 채를 보유한 D씨는 올해 1626만원의 종부세 고지서를 받았다. 지난해 487만원에 비해 무려 1139만원 뛰었다. D씨 입장에서는 재산 가치는 C씨보다 적지만, 보유 주택 수가 많다는 이유로 23배 많은 세 부담을 진 것이다.

이는 정부가 올해부터 다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최고세율을 3.2%에서 6.0%로 2배 가까이 올린 데 따른 결과다. 1세대 1주택자와 다주택자는 종부세 기본공제 금액부터 6억원과 11억원으로 차이가 크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는 “조세는 형평성이 중요한 데 자산 규모가 비슷한데도 조세 부담 차이가 수십 배나 난다면 납세자가 수긍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종부세 부담은 내년에는 더 심해질 전망이다. 올해도 이미 지난달까지 전국 아파트 가격(KB국민은행 시세기준)이 17.62% 뛴 상황이라 내년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두 자릿수 상승 전망이 우세하다. 공정시장가액비율도 내년에 100%로 확대된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종부세 논란이 일부 다주택자에 국한되며 책임도 다주택자에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종부세 인상은) 충분한 기간을 두고 예고했다. 피하려면 얼마든지 피할 수 있는 길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부가 ‘세금 폭탄’ 프레임을 피하기 위해 ‘상위 2% 대 나머지’로 국민을 편 가르기 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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