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비축유 방출”에도 뛴 국제유가 … 시장은 ‘OPEC+’ 주시

뉴욕거래소 WTI 2.3% 상승 마감
OPEC+, 내달 2일 화상회의 앞둬
가격하락 막으려 증산 늦출지 주목


미국이 주요 석유 소비국과 함께 전략비축유(SPR) 방출을 공식 발표한 날 국제유가는 오히려 올랐다. SPR 방출 정도로는 가격 안정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시장 전망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SPR 방출 조치가 석유수출국기구(OPEC) 및 산유국 협의체 ‘OPEC 플러스(OPEC+)’의 공급 확대 여지를 차단할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내놨다. OPEC+가 SPR 방출에 대응해 기존 원유 생산량 계획 수정 가능성마저 시사하면서 가격 변동성 우려는 커졌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23일(현지시간) 배럴당 78.50달러로 전날보다 2.3%(1.75달러) 상승 마감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SPR 방출을 공식화하며 공급 안정에 적극 나서기로 했지만 시장은 의구심을 보인 셈이다. SPR은 용량의 한계도 분명하다.

블룸버그는 이날 유가 상승을 언급하며 “SPR 방출 소문이 이미 가격에 반영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실제 WTI는 이달 초 배럴당 84달러를 웃돌았지만 이후 10% 가까이 하락하다 전날부터 다시 반등했다.

시장은 다음 달 2일 열리는 OPEC+ 화상회의를 주목하고 있다. 일부 분석가는 OPEC이 SPR 방출로 인한 가격 하락 효과를 막기 위해 생산량 증가를 늦출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유럽을 중심으로 재확산하고 있는 코로나19 여파도 이런 분석에 힘을 싣고 있다. 봉쇄조치가 다시 시작될 경우 수요 감소로 이어져 산유국으로서는 증산 유인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석유거래업체인 비톨은 이달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가격 상승 위험은 여전히 있다. 배럴당 100달러까지 급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5000만 배럴 규모의 SPR 방출을 공식 발표하며 “이번 방출은 역대 가장 큰 규모이고 인도 일본 한국 영국 중국이 동참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높은 휘발유 가격에 직면한 이유는 석유 생산국과 대형 기업이 수요에 맞출 정도로 신속히 공급을 늘리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이번 조치가) 공급 부족을 해결하고 가격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갈수록 확대되는 인플레이션도 바이든 대통령을 옥죄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주 가족 모임을 위한 비싼 이동비용과 식사비용이 민주당을 경악하게 했다”며 “인플레이션이 중간선거 전망을 흔들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공화당은 생활비 상승이 (공화당 상징색인) 레드 웨이브를 촉발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점점 더 확신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 인플레이션은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저가 상점의 상징인 1달러 매장 ‘달러트리’는 이날 분기 실적 발표를 하며 대부분 제품 가격을 1.25달러로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달러트리는 “상품과 임금 등 비용 증가 때문”이라며 “가격 인상이 일시적이지 않고 영구적”이라고 밝혔다.

이날 야후뉴스가 유고브와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미국인 4명 중 3명(77%)은 인플레이션이 개인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답했다. 인플레이션 유발에 대해 누가 가장 비난을 받아야 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35%는 바이든 대통령을 지목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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