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액공제 높인다고 기부 늘까

올해 기부금 한해 5%p 확대키로
과거 세법개정 당시 큰 변화 없어
대기업 기부심리 위축도 주원인


올해 낸 기부금에 한해 세액공제 비율을 5%포인트 확대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이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취약계층을 위한 기부 문화를 확산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세액공제율을 높이는 것이 기부를 늘리는 데 별 효과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대기업의 기부 활동도 위축된 상황에서 가계 형편이 크게 나아지지 않은 개인이 세액공제율만 보고 기부를 늘리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정부가 지난 9월 국회에 제출한 소득세법 개정안은 기부금 세액공제율을 1000만원 이하의 경우 15%에서 20%로, 1000만원 초과는 30%에서 35%로 각각 5%포인트씩 상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올해 100만원을 기부한 사람이 받을 수 있는 세액공제는 현행 15만원에서 20만원으로 5만원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2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 분야 법률안 검토보고서를 살펴보면 정부는 올해 공제율 확대로 내년도 기부금 공제금액이 1조4883억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공제금액 3921억원 중 세액공제율 상향의 영향은 3110억원이 될 것으로 봤다. 지난해 기부금 공제금액은 1년 전보다 1.6% 늘어난 것으로 추산되는데, 올해 공제율을 높이면 35.7%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계산이다. 기부금이 유례없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측한 것이다.

하지만 과거 사례를 보면 기부금 공제율에 따라 실제 기부금액이 늘거나 줄지는 않았다. 기부금 공제방식이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변경된 이후인 2014년을 보면 기부금 신고액이 20% 감소했지만, 이듬해인 2015년에는 제도 변화 없이도 기부금 신고액이 17% 증가했다. 2018년 세법개정 당시에도 기부금 신고액 증가율(4.55%)은 제도 변화가 없었던 2017년 기부금 총액 증가율(4.54%)과 비슷했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기부금 조세정책이 개인의 자발적 기부행위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세제 혜택보다는 개인의 소득 수준이나 심리적 동기가 기부를 결정하는 요인이 된다고 밝혔다. 통계청의 2021년 사회조사 결과에서도 기부의 이유로 ‘세제 혜택’을 꼽은 비율은 3.4%에 그쳤다. ‘남을 돕는 것이 행복해서’ ‘어려운 사람을 돕거나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서’가 각각 28.7%, 26.2%였다.

코로나19로 기부 심리가 위축된 건 기업도 마찬가지다.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국내 매출 기준 상위 500대 기업 중 255곳의 기부금 현황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기부금 집행 규모는 총 1조148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7.1% 감소했다. 이들 기업의 매출은 13.8%, 영업이익은 73.5% 증가했지만 경기 우려 심리가 확산하면서 오히려 기부금은 줄었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공제율을 높인다고 해도 기부금이 급격하게 늘지는 않을 것”이라며 “세액 공제는 조세지출로 잡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