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4일 국민을 향해 ‘사죄의 절’을 올렸다. 민생개혁 입법 조치들이 제때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질책에 대한 사과였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민생·개혁 입법추진 간담회’를 주재했다. 이 후보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논의될 입법 사안을 보고받은 뒤 처리 방향까지 세세하게 주문했다. ‘일하는 정당’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민주당에 대한 지지층의 불만과 중도층의 반감을 동시에 누그러뜨리려는 의도다.

이 후보는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로 전국을 순회하면서 ‘같이 좀 살자, 우리도 좀 살자’ 이런 말씀을 많이 듣는다”며 “누가 발목을 잡든, 장애물이 있든 그 책임을 다하지 못하면 그에 상응하는 문책이 따르는 건 당연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상대적으로 우리가 (국민의힘에 비해) 더 잘했다, 왜 나만 갖고 그러냐’는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새로운 민주당으로 거듭나겠다는 의미로 사죄의 절을 드리겠다”고 말한 뒤 갑자기 큰절을 했다.

이 후보는 사무장 병원 근절을 위한 사법경찰관리직무법안을 보고받은 뒤 “윤모(윤석열 지칭) 후보와 관계된 사람이 관련된 것 아니냐”며 “단속을 안 하니까 그런 사기범죄를 저지른 건데, 이건 당연히 정기국회에서 처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장모가 사무장 병원 설립에 가담한 의혹을 거론한 것이다.

이 후보는 이날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법안처리 강공을 예고했다. 이 후보는 “패스트트랙을 동원해서 하고 그것도 어려우면 당론으로 정해서 번복하지 못하게 할 것”이라며 중소기업 단결권을 정기국회에서 최우선 과제로 처리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민생과 국민을 위해 하는 일을 누가 비난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기동민 의원은 간담회에서 “‘민주당이 (법안들을) 밀어붙이는 거 아니냐’는 불협화음에 대한 공포감이 생길 수도 있다”며 “원내에서 (야당과) 상의할 시간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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