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급증할 줄이야’… 의료대응 실패, 일상회복 고비

정부 위중증 발생규모 예측 실패… 코로나 일상회복 고비
서울 입원 가능 중환자실 47개 “거리두기 지역별로 낮췄어야”

서울 시민들이 24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 마련된 코로나19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검사를 받기 위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4115명으로 지난해 1월 20일 첫 확진자 발생 이후 처음으로 4000명을 넘겼다. 최근 확진자 및 위중증 환자 증가와 관련해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수도권만 놓고 보면 언제라도 비상계획(서킷 브레이커) 발동을 검토해야 하는 급박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뉴시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후 위중증 환자 발생 규모가 정부 예측을 벗어나고, 병상 확보 속도 역시 위중증 증가를 따라잡지 못하면서 의료대응체계의 둑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상황이 심각한 수도권을 중심으로 당장 비상계획(서킷 브레이커) 등 방역 조치 강화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가 집계한 24일 0시 기준 위중증 환자는 586명이다. 전날 549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는데 하루 만에 37명이 증가하며 최다치를 넘어섰다. 수도권 환자를 수용할 중환자실 병상도 빠르게 채워지고 있다. 서울의 경우 23일 오후 5시 기준 입원 가능한 중환자실은 47개(345개 중 298개 사용)에 불과한 실정이다.

의료대응체계가 한계에 이를 정도로 상황이 악화한 건 위중증 환자 발생이 정부 예측을 훌쩍 뛰어넘은 영향이 컸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총 유행 규모 측면에서는 일상회복을 하면서 예상할 수 있는 규모의 증가 수준에서 발생하고 있다”며 “다만 유행 규모 수준에 비교해 위중증 환자의 증가가 예측 범위보다 상당히 높게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애초 지난달 첫째 주 중증화율(확진자 중 중증으로 악화하는 비율)인 1.56%를 참고해 일상회복 계획을 마련했지만, 같은 달 넷째 주에 이미 이 수치가 2.36%까지 급증했다. 고령층의 백신 면역 효과가 크게 떨어진 데다 단계적 일상회복 이후 미접종자 감염이 늘어난 것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를 두고 정부가 상황을 오판했거나 외면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정부가 무모하게 위드 코로나를 추진했다”며 “10월 말 중증화율이 2.4% 가까이 올라간 사실을 알았을 때 멈췄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세상인을 살리겠다는 목표였을지라도 유행이 제어되길 기다렸다가 일상회복을 이행하든지 아니면 거리두기 수준을 지역별로 한 단계씩 낮추는 식으로 갔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4차 대유행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한 번에 방역 조치를 폭넓게 풀어주면서 위중증 환자가 증가하고 있고, 의료체계가 무너지고 있다”고 꼬집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당장 비상계획을 비롯한 방역 강화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잇따르고 있다. 천 교수는 “중환자실 병상이 포화한 수도권부터 비상계획에 들어가는 게 필요하다”며 “병상 자체가 적은 비수도권도 방역 강화나 병상 확보를 서두르지 않으면 지난해 대구 사태와 같은 일이 반복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 교수는 “찔끔찔끔 행정명령을 해 병상을 확보하는 건 한계가 있다”며 “체육관 등 특정 장소에 중심병원을 만들어 환자를 돌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미접종 확진자가 늘며 중환자실 고갈이 빨라졌기 때문에 현행 4인인 미접종자의 다중이용시설 숫자 제한을 좀 더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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