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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막 내린 제로금리 시대… 취약계층 보호에 만전 기해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어제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0.75%에서 1.00%로 0.25% 포인트 인상했다. 이로써 코로나19 충격을 방지하기 위해 지난해 3월 1.25%에서 0.75%로 내리면서 시작된 제로금리 시대가 1년8개월 만에 마침표를 찍었다.

대내외 경제 상황을 고려하면 금통위의 이번 기준금리 인상 조치는 예견된 터였다.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지난 4월 이후 6개월 연속 한은의 물가 안정 목표인 연 2%를 크게 뛰어넘다가 지난달에는 약 10년 만에 3%대까지 치솟았다. 한은은 올해 연간 소비자 물가상승률을 지난 5월 1.8%로 전망했다가 지난 8월 2.1%, 이날 2.3%까지 계속 상향 조정했다. 그만큼 물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는 얘기다. 심각한 부채 문제도 간과할 수 없었다. 가계빚은 지난 9월 말 기준 1844조9000억원으로 사상 최대 기록을 또다시 경신했다.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세계 37개 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조사에서 한국이 104.2%로 가장 높았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이런 점을 반영해 지난 8월 1년3개월 만에 금리를 인상한 뒤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수시로 언급해 왔다. 더 나아가 이 총재는 금통위 회의를 마치고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1분기 기준금리 인상도 배제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금리를 추가 인상하겠다는 통화 당국의 입장을 확실히 시장에 전달한 것이다.

금리 상승기를 맞아 취약 계층에 대한 조치가 필요할 때다. 이른바 정책 당국의 시간이 온 것이다. 당장 영끌과 빚투로 자산 구매에 뛰어든 부류와 코로나19로 큰 피해를 입어 대출을 많이 받은 자영업자들이 직격탄을 맞게 됐다. 한은 분석 결과, 기준금리가 0.25% 포인트 인상되면 대출 이자는 지난해 말보다 2조900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내년 3월 코로나19 대출만기 연장 및 이자상환 유예 종료를 앞둔 영세 자영업자들의 고민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에 자영업자 지원 대책이 현재로선 가장 시급하다. 정부는 올해 초과 세수 19조원 중 자영업자와 고용 취약 계층에 지원하기로 한 금액을 늘릴 필요가 있다. 빚투는 상당 부분 부동산 가격 급등 영향으로 초래됐다. 당국이 대출 규제와 금리에 의존하지 말고 지속적인 주택 공급 시그널을 통해 수요자들의 심리를 안정시켜야 하는 이유다. 구매력을 높이기 위해 규제 개혁을 통한 청년층 일자리 창출, 은행 고객들의 금리인하요구권을 적극 반영하도록 하는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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