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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 “팬데믹은 분열·빈부·계급 모순 드러낸 엑스레이”

인도 저항작가… 작년에 수상한
‘이호철통일로문학상’ 위해 방한


2017년 발표한 소설 ‘지복의 성자’로 지난해 제4회 ‘이호철통일로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인도의 저항작가 아룬다티 로이(60·사진)가 한 해 늦게 상을 받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로이는 2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4·5회 이호철통일로 문학상 시상식’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코로나19 팬데믹은 엑스레이였다”며 “사회적 분열, 빈국과 부국 사이의 경계, 계급·젠더·카스트의 모순을 확연하게 드러냈다”고 말했다.

그는 인도의 코로나19 대응을 “화학 실험 같았다”고 비판하며 “총리는 위험을 무시하다가 지난해 3월 갑자기 4시간 전에 전국 록다운을 선언했다. 이튿날 대도시에선 거대한 엑소더스가 목격됐다. 도시로 출퇴근하는 지방 노동자들은 수십㎞를 걸어서 집에 가야 했고 경찰에게 매질을 당하는 등 짐승 취급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6월에는 수십만 명이 사망했다. 길거리에서 강물에서 시신을 봤고, 화장터와 묘지가 가득 찼다”며 “이런 상황에서도 인도 정부는 힌두 내셔널리즘을 활용해 무슬림들이 코로나19를 확산시킨다고 비난한다. 유대인들이 전염병을 옮겼다고 얘기한 과거 나치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로이는 첫 소설 ‘작은 것들의 신’으로 1997년 부커상을 받은 세계적 작가이자 저항적 지식인, 환경운동가, 반세계화 운동가다.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비판하고 인도의 핵 실험, 카슈미르 점령, 댐 건설에 반대하는 다수의 논픽션도 발표했다.

로이는 “픽션과 논픽션은 내 문학의 두 가지 실천”이라며 “픽션은 예술적이고 논픽션은 정치적이라는 이분법에 의문을 품고 있다. 픽션이든 논픽션이든 정치적인 것과 떼어 놓을 수 없다”고 밝혔다. “소설은 복잡한 것을 가장 간단하게 얘기하는 것”이라는 말도 했다.

로이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시상식이 취소돼 이날 올해 제5회 수상자인 예니 에르펜베크와 함께 상을 받았다. 에르펜베크는 동독 출신 독일 작가다. 유럽 변방의 여성들이 20세기를 어떻게 살아갔는가를 그려낸 소설 ‘모든 저녁이 저물 때’가 수상작이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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