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누가 위기에 처한 저들에게 손 내밀어 줄 것인가

지용근 목회데이터연구소 대표 분석
돈·행복·명예에 이끌려가는 한국인
하루 극단선택 36명… 시간당 1.5명 꼴


매년 9월이면 통계청에서 중요한 데이터가 발표된다. 한국인의 ‘사망원인통계’인데 그 내용에는 자살에 대한 통계가 함께 포함되어 있다. 올해 발표된 자료의 주요 결과를 보면 2020년 기준 우리나라의 총 자살자 수는 13,195명으로 하루 36명, 시간당으로 1.5명꼴이다. 우리나라 자살자의 특징 중 하나가 남자가 여자보다 훨씬 많다는 것이다. 남자와 여자 비율이 7:3 비율로 남자가 많다(그림1).


2019년 대비로는 자살자 수가 4.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코로나로 인해 자살자가 늘어 날거라 예상할 수 있지만, 감염병, 지진, 전쟁 등 국가적 재난 시기에는 사회적 긴장과 국민적 단합 등으로 자살 사망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대개 재난이 발생한 지 2년 후부터 자살률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므로 정신건강 전문가들은 지금부터라도 국가적으로 적극적인 대응을 통해 자살률 증가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OECD에서도 가장 높다. OECD 국가 간 연령표준화 자살률(인구 10만 명당 자살자수)을 비교해보면, OECD 평균이 11명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24명으로 OECD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며, OECD 평균의 2.2배에 달할 정도로 높다. 자본주의가 가장 발달한, 그러면서도 자본주의의 폐단이 가장 많이 드러난 국가 중 하나인 미국보다도 자살률이 높다(그림2). 그래서 한국의 높은 자살률은 세계가 주목한다.


우리나라의 자살률 특징 중 하나가 젊은 사람들의 자살률이 높다는 점이다. 우리 국민의 사망원인 전체 1위는 단연 ‘암’이다. 그런데 10~30대까지 젊은이들의 사망원인 1위는 자살이다. 특히 20대층의 경우 사망자의 무려 54%가 자살이다(그림3). 충격적인 수치이다. 따라서 주변에 자녀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으면 자살일 가능성이 높다.


2019년과 2020년 사이의 자살률 증가율을 보면, 30대 이후부터는 자살률이 감소했는데, 유독 10대와 20대층은 10% 안팎의 증가율을 보였다(그림4). 코로나19 이후 우리나라 자살 현상의 특징이다.


최근 발표된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의 국감자료에 따르면 2020년 한 해 동안 자해·자살 시도로 응급실 내원한 사람들이 전년 대비 4% 감소하였는데, 20대 연령층은 오히려 15% 증가하였고, 그 중 20대 여성은 21% 증가해 안타까움을 더한다.

이런 의문이 든다. 한국인은 왜 다른 국가보다 자살을 많이 할까? 전문가들은 개인적인, 사회적인, 문화적인, 국가적인 이유들이 매우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말한다. 경찰청에서 2016년부터 4년간 자살자들의 자살 동기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정신과적인 문제가 가장 높고, 다음으로 경제적인 문제, 육체적인 질병 문제 순이었는데, 해마다 경제적 문제가 점점 더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림5).


전문가들은 한국인들에게 자살이 유독 많은 이유로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빠른 경제 성장으로 사회적인 부를 얻었지만, 그에 따른 비용(Cost)을 지불해야 하는데 그중 하나가 ‘높은 자살률’이라 말한다.

반드시 무엇인가를 얻어야 하는 한국인의 심리에 자리 잡은 강박감을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즉 돈을 가져야 하고, 행복을 얻어야 하고, 명예를 누려야 하는데 이를 상실했을 때 무엇으로도 보상이 안되는 사회구조적인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고 지적한다.

다시 말해 ‘삶의 가치’가 아닌 ‘삶의 조건’에 목숨을 거는 한국 사회, 한국인들의 특성이 고스란히 반영된게 자살이라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자살률이 높다는 것은 삶의 가치를 국민정신에 더욱 내면화시켜야 할 종교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한 반증이기도 하다.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라는 전우익 선생의 책 제목처럼 더불어 사는 사회, 더불어 사는 교회가 될 때 삶이 즐겁고 자살의 유혹을 덜 받게 된다. 성육신하여 세상 속으로 오신 임마누엘 예수님이 한 영혼 한 사람과 함께 하셨듯, 코로나19로 인해 고단한 우리 이웃 한 사람 곁에 함께 있어 주는 한국교회가 되길 기대한다.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문서선교 후원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