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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연기 장애인이 해야죠… 달란트 빛날 때 보람”

[김변호 목사의 심방탐방] 김은경 한국 장애인방송연기자협회 상임대표

한국 최초의 장애인 배우를 양성하여 장애인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준 사람이 있다. 한국 장애인방송연기자협회(회장 길별은) 김은경(55) 상임대표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김 상임대표의 헌신 덕분에 연예계에서는 장애인 배우에 대한 인식이 180도 달라졌다고 한다. 이전에는 일반 배우들이 장애인 연기를 하였지만, 2004년 이후부터 장애인들이 직접 배우로 참여하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아무도 시도하지 않은 장애인 배우 양성을 위한 꿈을 가지고 인생 절반 이상을 보낸 김은경 상임대표를 찾아갔다.

김은경 한국 장애인방송연기자협회 상임대표는 장애인배우들과 매년 롯데월드에서 야유회 및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현재 김 상임대표의 노력으로 장애인 배우가 된 이들은 영화, TV드라마, 예능, 교양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강민휘(다운증후군), 길별은(지체장애2급), 권혁준(모자이크성 다운증후군), 백지윤(다운증후군 발레리나), 한윤지(다운증후군), 채희강(다운증후군), 이승규(시각장애1급)씨 등 10여 명이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특히 강민휘 씨는 지난 2005년 영화 ‘사랑해 말순씨’로 데뷔한 한국 최초 장애인 배우가 되었다. 40여 편의 영화와 방송, 공연, CF까지 섭렵하며 명실상부한 장애인 배우로서 입지를 다졌다. 이렇게 되기까지는 김 상임대표의 헌신이 있었다. 강민휘 씨는 김 상임대표의 집에서 생활하면서 10여 년 넘게 연기 훈련을 지도받고 있다.

KBS TV ‘우리말겨루기’ 프로그램에 출연 우승하고 기뻐하는 배우 강민휘(오른쪽)와 김은경 상임대표.

1996년도부터 26년간 연예인 매니지먼트를 진행해온 김 상임대표는 박영규, 박상면, 박둘선, 이선진, 유승준, 류지광 등 걸출한 배우와 모델 가수들과도 함께했었다.

김 상임대표는 네 손가락 피아니스트 ‘이희아’를 보면서 장애인 배우 양성을 마음먹게 되었다고 한다. 장애인들에게도 비장애인들이 갖지 못한 특별한 재능이 있다는 것을 알고 배우를 양성하겠다고 했을 때에 주변사람들이 하나같이 만류하며 안 된다고 했다고 한다.

이때 김 상임대표는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하는 장애인 배우 양성에 가장 큰 용기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오산리최자실금식기도원에 올라가서 기도를 드리던 내게 응답해 주신 주님 덕분이다. 주님께서 주신 ‘요한복음9장 1절~3절’의 말씀으로 확신을 갖게 되었다. 비장애인들도 힘든 방송 연기자의 길을 도전하는 장애인 배우들을 통하여 하나님께서 영광을 받으신다는 것과 장애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가장 큰 전도자의 역할을 이들이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장애인 배우 양성의 시작이었다”고 했다.

김은경 상임대표가 장애인 배우들과 KBS TV ‘아침마당’에 출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어 “2000년 장애인 배우 양성을 시작할 당시에 장애인 배우에 대한 인식과 직업군에 대한 이해도가 전혀 없었다. 조금 심하게 표현하면 내가 정신이 이상한 사람으로 보였던 것도 같다. 심지어 나와 함께 일했던 기획사 지인조차 ‘장애인들에게 후원을 받을 정도로 회사 운영이 그렇게 어렵냐?’라고 말할 때 너무 어이가 없고 억울해서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난다. 지금도 그렇지만 방송 연예계는 화려함의 대명사였기에 장애인 배우들의 후원은 너무 생소하고 낯설었던 터라 도움을 받기는커녕 많은 인력과 금전적인 투자를 회사가 감당해야만 장애인 배우 양성이 가능했다. 이를 극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장애인들과 부모님들의 반응이 너무 적극적이었고, 마치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것처럼 배우와 방송인을 꿈꾸는 장애인들의 지원이 넘쳐났기 때문이다. 2002년 처음으로 서울 경기지역으로 장애인 배우 오디션 공고를 냈을 때 약 400여 명의 지원자들이 몰려와 100대1의 경쟁을 뚫고 4명의 장애인 배우(뇌병변장애, 시각장애, 외소증장애)가 선발되었다”고 했다.

김 상임대표는 가장 기쁘고 보람되었을 때에 대해 “국내 최초 다운증후군 배우 강민휘가 발굴되고 영화 ‘사랑해 말순씨(박흥식 감독, 주연배우 문소리)’에 캐스팅 되면서, 전국 영화관이 장애인들과 부모님들을 위한 전용관을 열어야 할 정도로 호평을 받았다. 그리고 국내 지명도 높은 영화제인 ‘전주 국제영화제’, ‘제주 춘사 영화제’에 초청작과 입상작에 선정되고 배우 강민휘가 국내 최고 스타들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며 ‘하나님께 영광을 올립니다’라고 당당하게 수상 소감을 발표할 때 가장 큰 보람과 기쁨을 느꼈다”고 했다.

또한 “배우 강민휘의 주연 뮤지컬 ‘날개 없는 천사들’ 전국 순회공연 당시 수많은 장애인 부모님들이 자녀들과 함께 공연을 관람하며 기쁨과 희망의 눈물을 흘렸고, 장애인 아기와 함께 자살을 하려다가 주인공인 배우 강민휘를 보고 ‘살 소망을 가졌다. 멋지게 자라줘서 고맙다’며 그를 안고 눈물을 흘리던 장애인 어머니의 모습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상임대표는 미스 부산 출신으로 KBS 연예가중계 등 방송출연과 MC로 활동하다가 ㈜도레미미디어와 ㈜D&G스타 등의 기획사를 운영하기도 했다. 현재는 ㈜프로316 총괄이사를 맡고 있다.

김은경 상임대표는 장애인-비장애인 배우들이 함께하는 뮤지컬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 상임대표에게 앞으로의 비전을 물었다. “신앙과 실력을 겸비한 장애인과 비장애인 스타들을 양성하고 방송선교의 사명을 감당하는 것이다. (사)한국장애인방송연기자협회를 통하여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크리스천 방송 아카데미와 학교를 설립하여 장애인들에게는 ‘희망과 꿈’을 비장애인들에게는 ‘도전’을 심어주고자 한다. 그리고 장애인 인식개선과 직업군 확립을 위하여 차별화된 방송미디어 콘텐츠를 제작하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 상임대표는 20대 초반 방송활동과 함께 일찍 사업을 시작했는데 지인의 배신과 사업의 실패로 인해 병을 얻고 자살을 결심, 시도하던 중 유기성 목사를 만나 교회를 나가고 세례도 받게 되었다고 한다. 이후 오산리최자실금식기도원에서 성령체험을 한 뒤 본격적인 신앙생활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현재는 여의도순복음교회를 출석하고 있으며 순복음 총회 목회대학원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로 돌봄 시설이 문을 닫자 장애인 자녀를 돌보는 데 어려움을 겪는 가정을 위해 김 상임대표는 유튜브 채널 ‘피플지TV’를 개설했다. 장애인 배우들이 출연해 요리부터 연기, 영어 등을 선보여 집에서도 쉽게 따라하고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는 것을 모험이라고 한다. 모험이 가능한 것은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온갖 시련과 실패, 좌절 속에서 외롭게 눈물로 세월을 보내다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것은 하나님의 위로와 은혜 때문이다.

김 상임대표를 만나 함께 하는 시간 내내 포기하지 않도록 여기까지 인도하신 에벤에셀의 하나님이 위대하고 광대하다는 것을 느꼈다. 아직도 힘들고 어렵지만 기도와 말씀을 붙잡고 흔들림 없이 하나님이 주신 길을 가고 있는 김은경 상임대표를 보면서 믿음의 사람 다윗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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