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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강동구 아동학대’ 친부 방조 가능성… 警, 진술 확보

“외출 어려운데 모를리 없어” 진술
경찰, 의붓모 학대살해 적용 검토

서울 강동구 천호동 자택에서 3세 의붓아들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이모(33)씨가 지난 23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정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세 살배기 아들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의붓어머니 이모(33)씨가 구속된 상황에서 경찰이 친부 오모(38)씨도 폭행을 방치했을 수 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28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는 사건 발생 무렵 오씨가 생업인 배달라이더 일을 쉬고 집에 있었다는 주변 진술을 받아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다. 오씨는 학대를 방치한 혐의(아동복지법상 방임 등)로 이씨가 구속된 지난 23일 함께 입건됐다.

오씨의 한 지인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오씨가) 발목을 다쳐 당분간 배달라이더 일을 쉬겠다고 하고 2~3주 동안 일을 나가지 않았다”며 “그사이 아이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거동이 불편해 주로 집에서 머문 것으로 보이는 만큼 학대 정황을 몰랐을 리 없다는 얘기다. 오씨는 사건 당일인 지난 20일 “집에 혼자 있는 아내에게 ‘아기가 숨을 쉬지 않는다’고 연락이 왔다”며 119에 최초 신고했다.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관계자는 “학대 사실을 알지 못했다는 친부 주장과 달리 그가 주로 집에 머물면서 학대를 방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피해 아동의 직접적 사망 원인은 직장 파열로 추정된다. 아이 몸에서는 다른 시기에 생긴 멍도 다수 발견됐다. 이씨가 아이를 맡은 지난 수개월간 지속적인 폭력 행사가 있었음을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사건 당시 출동했던 소방 구급대원 역시 아이의 상태를 보자마자 학대를 의심하고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계자는 “건강한 아이가 숨을 쉬는 정도를 100이라고 친다면 피해 아동은 1~2 수준이었다”고 전했다. 사건 당일 오후 2시30분쯤 병원에 이송됐던 피해 아동은 6시간 뒤 숨졌다.

서울경찰청은 구속된 이씨에게 적용한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아동학대살해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동학대살해죄는 지난 3월 아동학대범죄 처벌 특례법 개정안인 이른바 ‘정인이법’에서 신설됐다. 법정형이 사형·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 징역으로 아동학대치사의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 징역보다 무겁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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