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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장동 로비 수사, 면죄부 아닌 실체적 진실 규명 돼야

검찰의 대장동 수사가 지지부진했던 불법 로비 의혹 규명 쪽으로 옮겨간 모양새다. 전담 수사팀은 지난 26일 박영수 전 특별검사 등에 이어 27일에는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과 권순일 전 대법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이들은 화천대유자산관리 측으로부터 50억원을 받기로 했다는 ‘50억 클럽’에 이름이 오른 인사들이다.

로비 의혹은 대장동 수사의 큰 줄기 가운데 하나다. 화천대유 측이 대장동 개발에 참여해 수천억원대의 부당이익을 취하는 과정에서 고위 판검사와 정치인 출신으로 이뤄진 고문단이 사업의 걸림돌을 제거해 주고 대가를 챙겼을 개연성이 있기 때문이다. 곽 전의원의 아들이 화천대유에서 퇴직금 명목으로 50억원을 받았고 박 전 특검의 딸도 이 회사에 근무하며 대장동 미분양 아파트를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분양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대법원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선거법 위반 사건에서 무죄를 적극 주장했던 권 전 대법관도 퇴임 후 2개월 만에 화천대유에 고문으로 합류해 거액의 자문료를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화천대유와 이들 간에 모종의 거래가 있었던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는 정황이다.

그런데도 검찰의 관련 수사는 굼뜨기만 했다. 50억원 수수가 알려진 지 50여일이 지나서야 곽 전 의원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했고, ‘50억 클럽’의 실명이 거론되고 50여일이 흐른 지난주 후반에야 곽 전 의원 등을 소환 조사했다. 로비 의혹 수사는 배임 혐의 규명 못지 않게 중요하다. 불법 로비가 없었다면 화천대유 측이 거액의 부당이익을 챙기는 게 불가능했을 게다. 의혹의 실체를 규명하고 불법이 있었다면 엄단해야 마땅하다. 핵심 피의자 소환이 겉핥기 수사를 정리하는 수순이어서는 안 된다. 면죄부 수사란 말이 나오지 않도록 검찰은 오직 실체적 진실 규명을 목표로 매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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