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로 배불린 은행, 정작 배당금 절반이상 외국인이 ‘꿀꺽’

우리 제외 외국인지분율 60%대
배당금 확대하며 대주주에 어필
올해 5600억 추산… 국부 유출 막대


‘대한민국 국적의 은행은 없다?’

시중은행의 외국인 주주 비중은 절반을 넘어선 지 오래다. 최근 4대 금융지주는 대출 금리를 급속도로 올리며 ‘실적 잔치’를 이어가면서 배당금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이 올린 순익의 절반 이상이 외국인 주주에게 흘러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는 올해 3분기까지 도합 12조2114억원의 사상 최대 순이익을 기록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 강화 기조에 따라 은행들이 우대금리를 낮추고 가산금리를 높이는 방식으로 이자 수익을 극대화한 것이 주원인으로 꼽힌다. 실제 3분기 기준 4대 지주의 이자이익 비중은 전체 이익의 70%에 육박한다.

금융지주사들은 이익이 늘어나자 주주친화정책의 일환으로 배당금을 확대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최대 수혜는 외국인 주주가 얻고 있다. 돈은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벌어들이고 정작 외국인의 배만 불려주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4대 금융지주의 외국인 지분율은 각각 KB(69.37%) 하나(67.36%) 신한(60.25%) 우리(29.56%) 순이다. 국내 은행들이 ‘무늬만 한국국적 은행’이라는 말을 듣게 된 배경은 1997년 외환위기 사태였다. 당시 한국 금융시장이 개방되면서 외국 자본이 국내 금융기관 지분을 취득하거나 금융기관을 인수할 수 있게 됐다. 이후 배당금 역시 많게는 70%가량 외국인이 싹쓸이해가는 상황이다.

KB금융의 경우 올해 주당 750원의 반기배당을 실시했는데, 전체 배당금 2922억원 가운데 2149억원(73.55%)을 외국인이 챙겨갔다. 신한금융지주는 올해 2, 3분기 각각 주당 300원, 260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도합 2991억원 가운데 1757억원(58.74%)이 외국인에게 돌아갔다.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는 외국인 배당금액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외국인 지분율로 미뤄봤을 때 최소 1375억원(하나), 320억원(우리)이 외국인에게 배당됐을 것으로 추산된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1월 금융지주사의 배당을 순이익의 20% 이내에서 실시하도록 권고했다. 금융지주사들이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등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충당금을 늘리는 등 미래를 대비하기 보다는 단기 실적 위주의 경영을 펼치고 있는 것에 대한 경고였다. 이를 지키는 듯 했던 금융지주사들은 지난 6월 권고 기한이 끝나자마자 중간배당 실시 등 배당성향을 상향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임기가 정해진 지주사 회장이나 은행장들이 외국인 대주주에게 어필할 수 있는 것은 실적 향상과 그에 따른 배당확대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외국인이 배당금을 챙겨가는 것 자체는 주식 보유에 따른 권리 행사라지만 ‘이자 잔치’로 벌어들인 국부가 유출된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지훈 김경택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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