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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도 못 구했다… 강원, ‘승강 PO’ 최후 전쟁터로

서울과 무승부로 강등권 탈출 실패
대전과 내달 8,12일 두번 맞붙어
전북 승 챙기며 진 울산과 격차 벌려

최용수 강원FC 감독(왼쪽)이 28일 서울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37라운드 FC서울과 경기 중 쓰러져있는 자기팀 김대원(가운데)에게 일어나라며 손을 건네고 있다. 연합뉴스

“마음이 되게 이상해요.”

7년째 FC 서울 골수팬인 문시우(15)군은 28일 강원 FC와 경기가 열린 잠실올림픽주경기장을 찾았다. 최용수(48) 강원 감독의 현역 시절 등번호와 이름이 적힌 서울 선수복을 손에 든 채였다. 최 감독은 그가 어린 시절 서울을 좋아하고 나서 가장 오랜 세월 감독으로 응원했던 인물이다.

서울이 K리그1 강등권에서 극적으로 탈출했다. 팀의 상징과도 같던 최용수 감독의 강원 FC를 상대로 무승부를 얻어내면서다. 서울은 이날 2021 하나원큐 K리그1 37라운드 홈경기에서 강원에 0대 0으로 비겨 강등권 탈출을 확정했다. K리그1 최하위 2팀 순위가 마지막 라운드를 앞두고 미리 확정되면서 파이널B(하위스플릿)의 ‘잔류 전쟁’은 마무리 됐다.

이날 경기는 중요했다. 전날 성남 FC가 안진범의 오버헤드킥 결승골로 최하위 광주 FC에 1대 0 신승을 거두며 강등권 경쟁팀이 좁혀진 탓이 컸다. 서울로서는 비겨도 잔류를 확정지을 수 있었지만 강원은 강등권 탈출 가능성을 남기기 위해 무조건 이겨야 했다. 진다면 최악의 경우 마지막 라운드 결과에 따라 최하위로 떨어져 자동강등될 확률도 있었다.

최 감독의 강원 부임 데뷔전이기도 했던 이날 경기는 서울 구단의 홈경기지만 서울월드컵경기장 잔디 보수 공사로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렸다. 결과가 워낙 중요하기도 했지만 서울의 상징적 존재였던 최 감독을 보러 온 서울 팬들도 많았다. 문군처럼 최 감독의 이름이 적힌 선수복을 들고 찾아온 팬도 보였다. 강원에서도 팬 600~700명이 원정 버스 7~8대에 나눠타고 먼 길을 찾아왔다.

강원은 짧은 시간에도 최 감독 특유의 색깔을 어느 정도 입혀낸 모습이었다. 최후방 스리백을 중심으로 미드필드까지 블록을 갖춰 골문을 틀어막고 김대원과 이정협이 최전방에서 자리를 바꿔가며 역습을 노렸다. 최 감독의 트레이드마크인 탄탄하고 묵직한 스리백 축구였다. 이에 맞선 서울은 안익수 감독 부임 뒤 펼쳐온 짧은 패스 위주의 빠르고 유연한 공격을 전반에 선보였지만 최 감독이 구축한 강원 수비를 뚫기에는 날카로움이 모자랐다.

후반에도 서울이 주도권을 잡고 강원이 역습으로 반격하는 구도가 이어졌다. 다만 승리가 필요한 강원은 후반 공격 수위를 높여야 했으나 역습 상황에서 공격의 빠르기와 짜임새가 부족했다. 최 감독이 경기 내내 강원 테크니컬 에어리어 지역에서 일어선 채 선수단을 지휘했지만 강원은 후반에 슛 기회조차 좀처럼 잡지 못하며 고전했다. 그나마 역습 기회에서 김대원의 오른발 크로스를 이정협이 반대편 골대 앞에서 슛했지만 양한빈 골키퍼에게 막혔다. 강원은 경기 막판 공격 숫자를 늘리며 승부를 걸었지만 끝내 득점에는 이르지 못했다.

이날 경기 결과로 11위가 확정된 강원은 K리그1 잔류를 위해 K리그2 플레이오프(PO) 승리팀 대전 하나시티즌과 다음 달 8일과 12일 승강 PO에서 맞붙는다. 최 감독은 2018년 서울에 중도 부임하며 귀환해 승강 PO에서 팀의 잔류를 이끌어낸 경험이 있다.

한편 이날 잔류 경쟁 종료와 함께 우승 향방도 기울었다. 선두 전북 현대가 앞서 열린 경기에서 대구 FC에 2대 0 승리하는 동안 같은 승점이던 2위 울산 현대는 수원 삼성에 무득점 무승부를 거두는 데 그쳤다. 이로써 승점 2점차로 달아난 전북은 총득점에서도 울산에 7골 앞서 시즌 마지막 경기인 다음 달 2일 제주 유나이티드전에서 패하지 않는 이상 우승이 사실상 확실해졌다. 반면 울산은 무려 10번째 리그 준우승이라는 웃지 못할 기록을 쓸 가능성이 높아졌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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