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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당] 국공합작

이흥우 논설위원


국내·국제정치에서 ‘깐부’를 맺는 합종연횡은 흔한 일이다. 제2차 세계대전 때는 민주·공산진영의 두 축 미국과 소련이 연합군 깃발 아래 공동의 적, 나치에 맞서 함께 싸웠다. 극우 파시즘은 민주·공산주의 모두에 위협이었기에 빙탄불상용의 연합이 가능했다. 중국에서는 국공합작의 형태로 나타났다.

국민당과 공산당의 국공합작은 두 차례 있었다. 1차(1924~27)는 북방 군벌과 그 배후의 제국주의 열강에 대항하기 위해, 2차(1937~45)는 일본 제국주의에 대항하기 위해서였다. 장제스는 공산당을 더 미워했다. 그는 1차 국공합작 이후 일제에 대항하기보다 마오쩌둥이 이끄는 홍군 토벌에 주력했는데 1937년 중·일전쟁이 발발하자 마지못해 2차 합작을 한다. 국공합작을 통해 마오쩌둥은 백척간두의 위기에서 벗어나 전열을 재정비해 대륙 공산화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었다. 사가들이 “장제스는 결코 질 수 없는 전쟁에서 졌고, 마오쩌둥은 결코 이길 수 없는 전쟁에서 이겼다”고 평하는 이유다.

20대 대통령선거를 90여일 남겨둔 시점에서 제3지대 후보들의 연대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재명·윤석열 양강에 맞서 심상정 정의당, 안철수 국민의당, 김동연 새로운물결(가칭) 대통령후보 간에 공조 방안이 모색되고 있다. 세 후보는 정치철학과 이념, 지향점이 천양지차다. 빨간색 노란색 파란색을 섞으면 이도 저도 아닌 무채색이 되듯이 이념과 지향점이 상이한 세 후보의 연대는 외려 각자의 정치적 특색을 바래게 한다. 정치공학적 접근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국공합작 수준’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이념적으로 맞지 않는 연대는 필연적으로 깨진다는 지적이다. 이에 정의당은 “국공합작은 일제에 맞서기 위한 저항의 수단이었다”며 “양당(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기득권이 마치 일제의 만행과 같다는 자백이냐”고 발끈했다. 국공합작은 내부의 강력한 여론 때문에 이루어진 반면 ‘심·안·김 연대’는 자신들의 필요에 의해 꿈틀대고 있다는 점에서 다르다.

이흥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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