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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적법성 논란에 휩싸인 공수처 수사 결과 믿겠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절차적 적법성 논란에 자주 휘말리고 있다. 이성윤 서울고검장 공소장 유출 사건과 관련, 지난 26일 대검찰청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사전 고지 절차를 누락했다’는 대상자들의 반발에 부딪혀 제대로 집행하지 못하고 29일 재차 압수수색을 해야 했다. 공수처는 영장을 제시하는 등 적법 절차를 준수했고 안내문은 고지 의무사항이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적법성 시비로 수색이 차질을 빚은 것은 공수처에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수사팀에 파견됐다가 이 고검장 기소 2개월 전 원 소속 검찰청으로 복귀한 검사 2명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시킨 것은 더 큰 문제다. 압수수색 대상을 이렇게 주먹구구식으로 선정했다니 어처구니없다.

공수처가 위법 논란에 휩싸인 건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 9월 고발 사주 의혹 사건과 관련, 김웅 국민의힘 의원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김 의원의 참여권을 보장하지 않고 피의자가 아닌 보좌관의 PC를 수색했다가 지난주 법원에 의해 해당 압수수색 집행이 무효 처리되기도 했다. 증거수집 과정에서 절차적 적법성을 지켜야 한다는 수사의 기본을 무시한 결과다. 출범 1년도 안 된 신생 조직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초보적 실수가 반복되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신뢰 위기를 부를 수 있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을 주로 취급하고 수사 대상이 법에 밝은 전현직 검사들인 경우가 많은 만큼 적법성 논란이 일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

수사 역량 강화도 시급한 과제다. 출범 이후 10여건을 직접 수사했지만 결과를 낸 것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해직교사 부당 특채 의혹 1건이고 그마저도 기소권이 없어 검찰에 공소 제기를 요구한 게 고작이다. 존재 이유를 보여주지 못하고 무리하고 미숙한 수사로 불신만 키우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공수처에 대한 여론은 점점 더 싸늘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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