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했더니, 내 돈!… ‘주식 리딩방’ 개미 절반 돈 잃어

리딩방 가입 쉽지만 탈퇴 어려워
유명 애널 사칭해 투자자 모집도
리딩방 신고 포상금 600만원으로


알려지지 않은 고급 정보를 바탕으로 투자종목을 추천해준다는 ‘주식 리딩방’에 참여한 개인 투자자 2명 중 1명은 손실을 보거나 사기를 당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이후 국내 투자 열풍이 불면서 리딩방에 속아 피해를 본 사례는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거래소는 주식 리딩방 같은 불공정 거래에 대한 신고 포상금을 높이며 주의를 촉구했다.

금융소비자연맹(금소연)은 주식 리딩방 이용자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리딩방 이용 및 피해 실태조사 결과’ 29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지원 아래 지난 8월 1일부터 15일까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금소연에 따르면 이용자의 절반(50.0%)은 리딩방의 지시를 따랐다가 투자금을 잃은 것으로 파악됐다. 주식 리딩방에서 추천해 준 종목을 매수한 후 큰 손실을 보았다는 응답이 58.8%로 가장 많았다. ‘위장거래소를 만든 후 입금을 유도’(13.2%)하거나 ‘이용 비용을 환불해 주지 않는 것’(12.8%)이 뒤를 이었다. 유튜브에 출연하는 유명 애널리스트 등을 사칭해 투자자를 모집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응답자의 47.2%는 종목 정보를 얻기 위해 돈을 내고 리딩방에 입장했다. 처음에는 무료로 시작했다가 유료로 전환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유료 리딩방을 이용했던 응답자들은 한 달 평균 53만9400원을 정보 이용료로 지불했다.

주식 리딩방에 들어가는 건 쉽지만 나오기는 어렵다. 중도해지를 원했지만 해지하지 못한 이용자가 45.3%에 달했다. 해약 수수료와 복잡한 해약 절차가 원인이다.

강형구 금소연 금융국장은 “대다수 유료 리딩방의 경우 적게는 3개월에서 길게는 1년 치 이용료를 선불로 받고 있다”며 “일단 돈을 내면 중간에 해약하려 해도 해지 위약금이나 프로그램 사용료 등을 핑계로 원금을 돌려주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주식 리딩은 일반적으로 카카오톡이나 텔레그램 같은 소셜미디어(SNS)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응답자들은 카카오톡 메시지(27.2%)나 광고 문자(20.4%), 지인 소개(17.6%), 유튜브(14.2%) 등을 통해 리딩방에 가입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리딩방을 운영하는 유사투자자문업이 신고제로 운영되고 있어 홍보나 운영에 사실상 제한이 없는 상황이다.

주식투자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리딩방 분쟁도 폭증했다. 올해 상반기 한국소비자원에는 주식 리딩방 관련 피해 구제 신청 2832건이 접수됐다. 전년 동기(1306건)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금소연에 따르면 이용자들은 ‘리딩방 운영자에 대한 실명 제공’ ‘리딩방 과대 홍보에 대한 정부의 감시 강화’ 등을 필요로 하고 있었다.

금융당국은 리딩방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 한국거래소는 불공정 거래 예방 관련 소액포상금을 현행 400만원에서 600만원으로 50% 늘리기로 했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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