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로 돌아온 왕년의 톱 여배우들 “아! 옛날이여~”

눈 높아진 시청자 빠른 전개 선호
전도연·고현정·전지현·이영애 등
주연 작품들 줄줄이 대중의 외면
“캐스팅, 시청률 담보 시대 지나”

tvN 드라마 ‘지리산’으로 복귀한 전지현, JTBC ‘너를 닮은 사람’의 주연을 맡은 고현정, tvN ‘멜랑꼴리아’의 임수정(왼쪽부터). 각 방송사 제공

전도연 고현정 전지현 이영애 등 1990~2000년대 톱 여배우들이 화려하게 드라마로 복귀했지만 쓴맛을 보고 있다. 작품성과 별개로 무거운 주제, 느린 전개를 보여주는 드라마가 대중의 외면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청자들은 이미 빠르게 흘러가는 스토리와 자극적인 화면에 익숙해졌다.

2007년 칸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영화배우 전도연은 JTBC 드라마 ‘인간실격’으로 안방 문을 두드렸다. 류준열과 함께 주연을 맡은 이 드라마는 허진호 감독의 연출과 배우들의 연기가 호평을 받았음에도 첫회 최고 시청률 4.2%로 시작해 지난달 2.4%로 종영했다.

배우 고현정은 JTBC 드라마 ‘너를 닮은 사람’에 주연으로 출연하고 있다. 이 작품은 작가 정소현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미스터리와 함께 감각적인 미장센을 보여주고 있지만 시청률이 2%대에 멈춰있다.

전지현은 김은희 작가가 쓴 tvN 드라마 ‘지리산’으로 기대를 모으며 안방극장에 복귀했다. 하지만 어색한 컴퓨터그래픽(CG) 효과에 대한 지적과 과도한 간접광고(PPL) 등이 방영 초반부터 논란을 불러왔다. 임수정 주연의 tvN 드라마 ‘멜랑꼴리아’, 이영애 주연의 JTBC 드라마 ‘구경이’도 2%대 시청률로 고전 중이다.

전문가들은 “더이상 캐스팅이 시청률을 담보하는 시대가 아니다”고 입을 모았다. 시청자들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접하면서 작품을 보는 눈이 까다로워진 영향이 크다.

짧은 영상에 익숙해진 시청자들이 무겁고 긴 호흡을 가진 드라마를 찾지 않는다는 점도 시청률 부진의 요인 중 하나다. 드라마의 내용과 의미를 곱씹으며 ‘감상’하기보다 흥미 위주로 ‘감각’하려는 경향이 짙어졌기 때문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작품성과 대중성이 항상 같이 가진 않는다. 각각의 작품마다 사정은 다르다”면서 “‘인간실격’은 좋은 작품이지만 추구하는 이야기나 메시지가 전반적으로 무거웠다. ‘너를 닮은 사람’은 소설을 영상화하는 과정에서 서사가 촘촘하지 않은 면이 있었고, ‘구경이’는 실험적인 연출 기법이 돋보이지만 시청자에게 낯설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콘텐츠가 많은 시대다 보니 작품이 무겁거나 낯설면 통칭 ‘고구마’ 취급을 하고, 당장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다른 콘텐츠를 찾는 게 요즘의 시청 패턴”이라고 짚었다.

공희정 드라마평론가는 “시청자들이 글로벌 콘텐츠에 익숙해진 만큼 구성이나 반전, CG에 대한 평가 등에서 눈이 높아지고 앞서가는 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 배우의 활동기 전반을 고려한다면 지금은 선배로서 작품 속 후배 연기자들을 이끌어야 하는 시기”라며 “시청률만 갖고 이들의 역할과 기여도를 평가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