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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 전령 ‘호두까기 인형’… 2년 만에 다시 돌아오다

작년엔 코로나 여파로 공연 못해
국립발레단, 14~26일 서울서 공연
유니버설발레단은 18~30일 선봬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의 한 장면.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열리지 못한 연말 인기 레퍼토리 ‘호두까기 인형’이 2년 만에 돌아왔다. 국립발레단 제공

매년 12월이 되면 전 세계 거의 모든 발레단이 ‘호두까기 인형’을 준비한다. ‘호두까기 인형’은 크리스마스이브에 호두까기 인형을 선물 받은 소녀 클라라(혹은 마리)가 왕자로 변신한 호두까기 인형과 함께 과자의 나라로 모험을 떠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고전 발레의 아버지’ 마리우스 프티파와 그의 조수 레프 이바노프가 표트르 차이콥스키의 음악을 갖고 안무했다.

지금은 가장 인기 있는 발레 레퍼토리지만 1892년 12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 극장 초연은 “발레의 역사를 후퇴시켰다”는 비판을 받을 만큼 실패로 끝났다. 세월이 흐르면서 진가를 인정받은 ‘호두까기 인형’은 1954년 미국 뉴욕시티발레단이 공연하면서부터 대중적 인기를 모았다.

한국에서 ‘호두까기 인형’ 전막 공연은 1974년 수도여자사범대(세종대 전신) 무용과가 이틀간 명동 국립극장에서 무대에 올린 게 최초다. 3년 뒤 당시 유일한 프로 발레단이었던 국립발레단이 뒤를 이었다.

국내에서 ‘호두까기 인형’이 12월 대표 레퍼토리가 된 것은 84년 유니버설발레단이 창단되면서부터다. 한국 발레의 양대 산맥인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은 86년 12월 나란히 ‘호두까기 인형’을 무대에 올린 후 매년 경쟁을 펼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서울발레시어터를 필두로 지역의 민간 발레단들도 ‘호두까기 인형’을 선보이고 있다.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이 현재 공연하는 ‘호두까기 인형’은 각각 러시아의 양대 발레단인 볼쇼이발레단과 마린스키발레단의 예술감독을 오랫동안 역임한 유리 그리고로비치와 올레그 비노그라프 버전을 채택하고 있다. 아기자기한 유니버설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에선 클라라(마리) 역을 1막에선 어린이가, 2막에선 어른이 맡는 데 비해 춤이 많은 국립발레단 버전에선 어른 무용수가 1막과 2막을 전부 소화한다. 국립발레단 버전은 다른 버전과 달리 몸집이 작은 어린이가 호두까기 인형으로 나오는 게 독특하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호두까기 인형’ 공연이 이뤄지지 못했다. 대신 많은 발레단이 공연 영상의 온라인 상영으로 대체했다. 발레단마다 상황이 다르지만 대체로 연간 수입의 20~30%를 ‘호두까기 인형’에서 얻는 만큼 손실이 컸다. 올해는 백신 접종에 따른 ‘위드 코로나’로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발레단이 2년 만에 다시 ‘호두까기 인형’ 공연에 나섰다. 부모가 아이들에게 한 번은 보여줘야 할 작품으로 자리 잡은 덕분에 매년 이맘때 티켓 구하기 경쟁이 벌어지지만, 올해는 2년 만이라 더 치열하다.

국립발레단은 오는 14~26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호두까기 인형’을 올린다. 서울 공연에 앞서 부산을 시작으로 대구 전주를 돌고 서울로 올라오는 일정이다.

유니버설 발레단은 오는 18~3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호두까기 인형’을 공연한다. 2005년 이후 16년 만에 세종문화회관으로 귀환해 선보이는 연말 공동기획이다. 서울 공연에 앞서 천안 대전 고양도 잇따라 찾는다.

와이즈발레단은 4일 경기도 오산, 서울발레시어터는 10~11일 경기도 광주에서 각각 ‘호두까기 인형’을 공연한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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