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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 왜 내가!… 제2금융권 대출 중단에 중저신용자 비명

새마을금고 이어 신협도 가세
당국 압박에 대출절벽 가속화
서민들 급전 사채서 조달 우려

시중은행이 조였던 가계대출을 풀자, 새마을금고 등 제 2금융권이 속속 대출 중단을 선언하고 있다. 30일 서울 시내 한 은행에 주택담보대출 입간판이 놓여있다. 이한결 기자

제2금융권이 대출상품 판매를 속속 중단하며 ‘대출 절벽’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시중은행은 일부 대출을 재개 중인 상황에서 제2금융권이 바통을 이어받아 대출을 중단하고 있는 셈이다. 제2금융권 주 이용층인 중·저신용자와 서민층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자금 수혈을 받지 못한 이들이 제도권 외 사채시장 등으로 밀려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새마을금고는 전날부터 입주잔금대출을 포함한 신규 주택구입목적의 주택담보대출의 접수를 전면 중단했다. 판매중단 상품은 가계주택구입자금대출, 분양주택입주잔금대출, MCI가계주택구입자금대출, MCI분양주택입주잔금대출 등 총 4종이다. 새마을금고에 이어 신용협동조합(신협)도 이날부터 실수요 목적의 전세자금대출을 제외한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 신규 판매를 모두 중단했다.

이처럼 제2금융권이 갑작스럽게 신규 대출을 막은 것은 금융당국의 강력한 가계대출 총량규제 영향으로 풀이된다. 대출규제로 자금줄이 막힌 고신용자들이 제2금융권으로 이동해 대출을 받는 ‘풍선효과’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자, 금융당국이 사전조치에 나섰다는 것이다.

실제 금융감독원의 ‘10월중 가계대출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까지만 해도 4조4000억원 수준이던 제2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1~10월 기준)은 올해 32조4000억원으로 7배 이상 폭증했다. 제1금융권 가계대출 증감액이 지난해 80조4000억원에서 올해 69조원으로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고신용자들이 제2금융권으로 이동하며 지난 9월부터 시중은행 신용대출 금리가 상호금융을 역전하는 기현상도 발생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9월 은행권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연 4.15%를 기록해 상호금융(연 3.84%)을 앞질렀다. 주택담보대출의 경우에도 시중은행(연 3.01%)과 상호금융(연 3.05%) 간 차이가 거의 없었다.

제2금융권의 대출 문턱이 높아짐에 따라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이들은 제2금융권을 주로 이용하는 중·저신용자를 비롯한 서민층이다. 자금수혈을 받지 못한 서민층이 제2금융권에서마저 밀려나 사채시장으로 떠밀리는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융당국이 다음 해 총량관리는 더 엄격하게 할 방침을 밝히면서 이 같은 제2금융권 대출 절벽 현상은 더 심화될 전망이다. 은행권은 올해(5~6%)보다 1% 포인트가량 낮은 4~5%대 증가율을 맞춰야 한다. 저축은행이 부여받은 내년도 목표 증가율은 올해(21.10%)에서 반토막난 10~15% 수준이다.

금융소외계층의 대출 문턱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졌지만 이를 관리해야 할 금융당국은 뒷짐만 지고 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전날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기준금리 인상, 가계부채 관리 강화의 결과로 대출금리가 많이 올랐지만 이는 부동산 시장 안정 등 긍정적 측면도 있다”며 “대출금리 상승이나 예대마진 추이 등 문제에 대해서는 금감원과 면밀히 모니터링 하겠다”고 밝혔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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