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재명’인가 ‘유턴재명’인가… 잇단 공약철회, 득과 실

지원금 철회 이어 국토세 포기 시사
중도 확장 위한 불가피한 전략 평가
득보다 실이 클 것이란 견해도 많아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핵심 공약이나 정책에서 한발 물러서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전국민재난지원금 추진을 철회했고, 기본소득의 재원으로 구상 중인 국토보유세 신설도 포기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민주당 내에선 평가가 엇갈린다. 유연하고 실용적인 태도는 ‘득’이 될 것이라는 관점이 있다. ‘독주’, ‘오만’과 같은 중도층의 부정적 평가를 씻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실’이 클 것으로 보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잇단 ‘유턴’으로 이 후보가 가진 정책적 선명함은 희석되고 ‘경솔한 후보’라는 이미지만 덧씌워질 수 있다는 우려다.

이 후보의 태도 변화는 지난 18일 전국민재난지원금 추진 철회 때부터 시작됐다. 전국민재난지원금은 보편복지를 강조하는 이 후보의 철학이 강하게 반영된 정책이었다. 경기지사 시절에도 청와대·중앙정부와의 마찰을 감수하면서까지 재난지원금의 ‘전도민 지급’을 관철시켰다. 이 때문에 추진 의사를 밝힌 지 한 달이 되지 않은 시점에 입장을 선회한 것과 관련해 예상외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 후보의 변화는 ‘반성과 쇄신’을 앞세운 선대위 재편과정과 맞물려 있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30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지지율 격차는 벌어지고, 당과 선대위에 변화와 쇄신을 주문한 상황에서 이 후보 자신부터 변해야 한다는 의지가 강했다”고 말했다.

이 후보를 오랫동안 보좌한 다른 관계자는 “이 후보의 강한 추진력은 상대를 설득하고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데서 나온다”며 “그런 노력에도 반대 여론이 강하다면 과감히 포기할 줄도 아는 게 이 후보의 원래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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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는 또 지난 29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선 또 다른 핵심공약인 국토보유세와 관련해 “국민이 반대하면 안 한다”고 말했다. 최근의 유연한 스탠스가 일회성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대장동 의혹 특검 도입과 관련해서도 기존 ‘수용 불가’ 입장을 뒤집었다.

다만 이 후보 측은 “국토보유세는 처음부터 국민적 동의를 전제로 한 것이라 철회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에선 중도외연 확장을 위해 불가피한 전략이란 평가가 나온다. 수도권 중진의원은 “지금은 유연한 태도로 중도를 택하는 게 분명히 득”이라고 말했다. 또 “문재인정부의 가장 큰 패착은 부동산 이슈 등에서 고집을 부렸던 데 있다”며 “유연성이야말로 차별화라는 말을 쓰지 않고도 문재인정부와 다름을 보여주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민주당 한 재선의원은 “전국민재난지원금이나 국토보유세는 논란이 예상됐던 정책이었다”며 “그런 정책을 면밀한 검토 없이 후보가 일단 던져놓고, 여론을 보고 물리는 일이 반복되면 국민에게 경솔하게 보일 수 있다”고 걱정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중도층엔 유연하게 보일 수 있지만, 지지자들 사이에선 ‘이 후보가 뭘 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다’는 말이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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