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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기후위기 대응, 공원부터 시작하자

최승희 ㈔생명의숲 정책활동팀장


폭염 폭우 대형산불 등 일상으로 들어온 기후위기 여파는 생존의 위기가 됐다. 지난 8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6차 보고서는 지금처럼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면 2040년이 되기 전에 지구 평균온도 상승이 1.5도를 넘길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온도 상승을 방지하고 2050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것은 시급한 과제다. 우리 정부도 2050 넷제로(Net Zero)를 선언했다. 넷제로는 온실가스 배출량과 흡수량을 같게 해 순배출을 0으로 만드는 것을 뜻한다. 넷제로를 위해서는 혁신적인 배출량 감축뿐 아니라 산림 해양 습지 도시숲과 같은 흡수원을 유지하고 확대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도시는 인구 교통 산업이 밀집한 탄소 배출의 주요 공간이다. 도시의 나무는 탄소를 흡수한다. 나무들이 모여 있는 도시숲, 도시공원은 도시의 탄소 흡수 역할뿐 아니라 도시 내 미기후 조절, 소음 완화, 생물 서식처 제공 등 도시 환경을 건강하게 한다. 또 도시민의 휴식·운동·치유·교육 공간으로 중요하다. 시민의 삶의 질 향상, 기후위기 대응 차원에서 도시의 숲과 공원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시숲과 공원이 대규모로 상실될 위기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도시공원일몰제에 관한 이야기다. 도시공원일몰제는 1999년 헌법 불합치 결정 이후 2000년 개정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도시계획시설(공원) 결정 이후 20년이 경과되면 효력을 상실하게 되는 제도다. 2020년 7월 도시공원일몰제가 시작됐다. 도시공원일몰제 대상 공원의 90% 이상이 임야(숲)인 점을 고려했을 때 도시공원일몰제는 대규모 탄소 흡수원의 상실이라고 할 수 있겠다.

도시공원일몰제를 막기 위해 시민사회와 서울시를 비롯한 몇몇 지방자치단체들의 노력이 있었다. 시민사회는 시민 캠페인, 토론회, 입법 캠페인 등 다양한 활동을 지속하며 도시공원일몰제 해결을 요구했다. 국공유지 10년 유예와 서울시의 도시공원일몰대응 정책은 성과였다. 서울시는 도시관리계획 변경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대부분의 도시공원을 지킬 수 있었다. 하지만 2020년 7월 전국 도시공원의 면적 158.5㎢(서울 여의도 면적의 약 55배)가 해제됐다.

도시공원일몰제는 시작됐을 뿐 끝나지 않았다. 국공유지 10년 유예 기간이 끝나는 2030년 도시공원 부지 내 국공유지는 해제 위기에 선다. 행정적·제도적으로 지켜진 공원들도 매입 예산 확보 문제, 소유주와의 분쟁 등 여전히 어려운 상황 속에 있다. 2025년까지 전국 도시공원 면적 164㎢(여의도 면적의 약 60배)는 해제가 예고돼 있다. 탄소중립 사회로 가기 위해서라도 탄소 흡수 기능을 하고 있는 도시공원, 녹지를 유지하는 것은 중요한 과제이며, 도시공원일몰제는 우선 해결돼야 할 문제이다. 기후위기 대응, 동네 공원 지키기부터 시작하자.

최승희 ㈔생명의숲 정책활동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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