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오피니언 > 사설

[사설] 여당의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 검토, 선거용 아닌가

더불어민주당이 1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완화 방침을 확정한 데 이어 다주택자 양도세 인하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박완주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30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다주택자의 양도세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며 “보유세가 올라간 상황에서 집을 팔고 싶어도 세금 때문에 내놓을 수 없다는 여론이 크다”고 설명했다.

대선을 3개월여 앞두고 냉랭한 부동산 민심을 잡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것 외에는 설명이 안 된다. 그동안 여당은 다주택자를 부동산 시장 왜곡의 주범인 양 몰아붙였다. 무주택자와 1주택 실소유자의 대척점에 다주택자를 설정한 뒤 이들에 대한 과세 강화와 제재를 해온 게 현 정부 부동산 정책의 근간이나 다름없었다. 지난해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여당은 선거 후 3개월 만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핵심으로 한 7·10 대책을 주도했다. 규제지역에 있는 2주택자에게는 기본세율(6~45%)에 20%의 중과세율을, 3주택자 이상은 중과세율 30%를 적용하도록 했다. 이 경우 양도세율이 최대 75%(지방세 포함 82.5%)에 달한다. 이 대책은 유예 기간을 거쳐 올 6월부터 실행됐다. 여당은 이 세율이 과다하니 낮추는 방안을 고려하겠다는 것이다. 전형적인 자기부정이 아닐 수 없다.

7·10 대책은 발표 당시부터 논란이 적지 않았다.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가 매물 잠김 현상을 가져올 것이란 우려가 컸다. 여당은 1년여 지속된 여론의 비판에 미동도 하지 않았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야당 윤석열 대선 후보가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를 공약으로 내세우자 “부자들만 위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다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오자 돌변한 것이다. 이 대책의 옳고 그름을 따지자는 게 아니다. 정책의 일관성과 신뢰성을 여당이 스스로 허물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유예 기간 동안에는 가만히 있다가 오로지 중산층 표를 의식해 시행 5개월 만에 자신들이 내건 정책을 원위치시키겠다고 한다. 정부 말을 듣고 집을 판 다주택자들만 바보가 됐다. 여당이 앞으로 어떻게 국민에게 자신들의 주된 정책을 믿고 따르라 할 수 있겠나.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