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페이까지 먹는 카카오… 40만 가맹점 정보 가져간다

서울사랑상품권위탁판매권 따내
업계에선 시장독점 의혹 눈초리
“골목상권 침탈자에 생선 맡긴 꼴”

지난 9월 발행된 성동사랑상품권으로 가맹점에서 사용하는 이용자의 모습.

문어발식 확장으로 논란을 빚는 카카오가 서울시 제로페이 결제까지 가져간다. 카카오가 참여한 신한컨소시엄이 서울시에서 발행되는 서울사랑상품권 위탁판매사업권을 따냈다. 서울시는 사용자 편의성이 높아진다고 기대하지만, 시장에선 카카오의 ‘독점’을 우려한다.

1일 서울시와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시는 공모를 거쳐 모바일 지역화폐인 서울사랑상품권 판매대행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신한컨소시엄(신한카드·카카오페이·티머니)과 수수료율, 서비스 등에 대한 구체적인 협상에 들어갔다.

그러나 잡음은 끊이지 않는다. 제로페이 사업이 소상공인 지원을 목표로 시작했는데, 서울시 예산 절감을 위해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끊이지 않는 카카오페이에 사업을 맡기는 건 어불성설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는 연간 약 65억원의 예산 절감을 기대한다.

제로페이 출범 배경, 정착 과정, 현재의 위상을 살펴보면 꽤 설득력 있는 우려다. 제로페이는 소상공인의 카드 가맹수수료를 절감하겠다는 취지로 탄생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서울시가 주축이 돼 사업을 구상했고, 2019년 말 특수목적법인(SPC) 한국간편결제진흥원이 운영을 맡았다. 초기에는 가맹점 수가 적고, QR코드 결제방식에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 사이에서 ‘불편’을 말하는 의견도 적잖았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비대면 경제가 속도를 내면서 달라졌다.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가 제로페이를 활용한 모바일 지역화폐를 발행하면서 상황은 바뀌었다. 각 지자체가 7~10% 할인된 금액에 지역화폐를 발행하면서 제로페이 가맹점 수와 이용자 수는 가파르게 늘었다. 서울사랑상품권은 판매 오픈 30분 만에 매진될 정도로 인기를 누리게 됐다. 제로페이로 결제되는 서울사랑상품권의 2년 누적 발행 규모는 1조9721억원(2020년 6510억원, 2021년 1조3211억원)에 이른다. 누적 사용자 수는 132만명, 가맹점 수는 약 40만곳으로 증가했다.

시장에선 카카오페이가 지역화폐 사업에 뛰어든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본다. 40만곳에 달하는 제로페이 가맹점이 카카오페이 가맹점으로 편입된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사랑상품권 가맹점 정보에 대한 권리는 서울시에 있을 뿐”이라며 “2년간 계약이 끝나면 카카오도 가맹점 정보를 다시 서울시에 내놓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설명은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2년 뒤 카카오가 서울사랑상품권 사업을 그만두고 가맹점 정보를 서울시에 반납한다고 하더라도, 카카오와 기존 가맹점 간의 관계가 ‘없었던 일’이 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또한 카카오페이는 결제 시장에서 유리한 지점을 차지하게 됐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지난 9~10월 국내에서 서비스 중인 19개 간편결제 브랜드 평판을 소비자 빅데이터로 분석한 결과 제로페이는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토스페이, 삼성페이에 이어 5위였다. 5위 사업자를 흡수하면 1위와의 격차를 더 좁힐 수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역사랑상품권법이 마련되면서 법적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공모를 진행한 것이다. 소상공인들에게 수수료 인하라는 직접 혜택 뿐 아니라 간접 혜택도 줄 수 있도록 협상에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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