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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전기차·자산관리까지 ‘구독’… 참 편한 세상에 꽂히다

작년 국내 시장 규모 40조로 껑충
시간·노력 아끼고 싼값에 이용
디지털 기술 발달로 가파른 성장


‘구독’ 시장이 눈부시게 성장하고 있다.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원하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주기적으로 받는 구독경제는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소비자들은 ‘초기비용 절약’ ‘편리함’ ‘다양한 선택’에 꽂히고 있다. 기업들은 고정 고객을 확보하는 ‘락인 효과’를 노린다.

2일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구독경제 시장 규모는 2016년 25조9000억원에서 지난해 40조1000억원으로 54.8% 커졌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전 세계의 구독 기반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가 2018년 132억 달러에서 연평균 68% 성장해 2025년 4782억 달러(약 529조4000억원)에 이른다고 추산한다.

구독의 장점은 초기비용을 줄이는 데 있다. 고가 가전제품을 비교적 싼 값에 체험할 수 있는 가전 구독 서비스가 인기다.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큐커’는 전체 판매량 중 구독 상품인 ‘마이 큐커 플랜’ 판매가 80%에 육박한다. LG전자는 꽃, 허브, 채소 등 다양한 식물을 쉽게 키우고 즐기는 ‘LG 틔운’을 가전 구독 서비스인 ‘케어솔루션’으로 내놓았다.

다양한 종류의 전기차를 매월 일정 금액에 구독하는 서비스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4월 전기차 구독 플랫폼 ‘현대 셀렉션’을 선보였다. 가입 회원 1만3000명을 돌파했고, 기존 차량 공유서비스 대비 97.1%의 구독률을 유지하고 있다.

금융업계도 구독에 뛰어들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올해 초에 KB골든라이프 은퇴자산관리 세미나 정기구독 이벤트를 열었다. 유튜브 생방송으로 열리는 정기 세미나다.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은퇴설계 전반부터 부동산·세금·법률·투자설계까지 핵심내용을 전문가와 함께 학습할 수 있다.

통신사는 기존의 포인트 제도를 구독 멤버십 형태로 보완했다. SK텔레콤은 지난 8월 구독 서비스 플랫폼 ‘T우주’를 출시했다. T우주 구독 서비스 이용자는 티맵, 웨이브, 원스토어, 플로 등 SK텔레콤 계열사가 운영하는 서비스를 비롯해 배달의민족, 파리바게뜨, 스타벅스 등에서 직구 무료배송, 식음료, 디지털 서비스, 모빌리티, 반려동물용품, 꽃 등 광범위한 구독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소비자들은 왜 구독에 빠져들까. 가장 큰 이유는 ‘가성비’다. 매번 제품을 고르는 시간과 노력을 절약하는 동시에 구매 비용보다 싼 값에 다양한 서비스를 얻을 수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 5월 12~17일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1.8%는 최근 1년 내 구독 서비스 이용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한 구독 서비스 유형으로 영상스트리밍(63.7%, 이하 중복응답), 음원(29.2%), 의류·꽃 등 쇼핑(16.6%), 신문·잡지(13.9%) 등을 들었다. 이용 경험자 가운데 43.7%는 최근 1년간 이용 빈도가 늘었고, 84.9%는 향후 이용 수준을 유지·확대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기업은 고정 고객과 안정적 수익에 눈길을 둔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2012년부터 지난해 2분기까지 구독 경제 기업 매출이 연평균 17.8% 늘어 미국 S&P500 기업(연평균 3.1%)보다 6배나 빠르게 성장했다. 소프트웨어를 월정액 구독으로 판매하는 마이크로소프트, 어도비, 세일즈포스 등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업은 구독 경제의 대표적 성공 사례다.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디지털 기술의 발달은 더 다양한 구독 서비스를 보급하게 할 것”이라면서 “구독 모델의 가파른 성장세가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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