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상하이 제2공장… 머스크·시진핑 ‘동상이몽 합작품’

중국 ‘테슬라 투자법’ 만들어 유인
머스크 “값싼 노동력·시장 선점”
中, 데이터·핵심기술 빼낼 속셈

중국 정부는 테슬라에 대해 독자법인 허용, 저금리 대규모 대출, 각종 세제 혜택 등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이에 테슬라는 최근 중국 상하이에 제2공장을 건설키로 했다. 이런 양측의 밀월 관계 내면에는 중국의 데이터 약탈 노림수가 숨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왼쪽부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테슬라 전기차가 전시돼 있는 모습,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FP로이터신화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중국 상하이에 제2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중국과 여전히 팽팽한 무역전쟁을 벌이는 와중에 나온 이 결정은 머스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이의 밀월관계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실제로 테슬라는 올해 3분기까지 전체 매출의 4분의 1(90억 달러)에 해당하는 전기차를 중국에서 팔아 치웠다. 상하이 제1공장에서는 테슬라가 생산하는 전기차 전체의 절반 가까이 생산한다.

테슬라가 친중 행보를 보이는 것은 일명 ‘테슬라 투자법’이라 불리는 중국 정부의 외국인 투자유치법 개정이 결정적 계기를 제공했다는 게 경제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원래 중국 투자법은 자동차기업의 경우 무조건 현지 기업과의 합작법인을 설립해야만 중국 내 생산공장을 지을 수 있었다. 토지를 소유할 수 없는 공산주의 경제인 중국 특성상 외국 자동차기업은 부동산도 가질 수 없는 상태에서 기술 유출 위험을 각오하고 현지 생산공장을 건설할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

그런데 돌연 시진핑 중국지도부는 2018년 테슬라 투자법을 발표했다. 자동차기업도 합작법인이 아니라 외국기업 독자법인으로 공장을 지을 수 있으며, 저금리 대규모 대출, 각종 세제 혜택을 주겠다는 내용이었다. 시 주석은 이와 함께 “중국이 전 세계의 기술혁신을 선도할 것이며 세계 산업의 중심이 되겠다”고 선언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겉으로는 밀월에 가까운 관계처럼 보이지만, 깊숙이 속을 들여다보면 중국의 데이터 약탈 노림수가 숨어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부터 중국에 진출한 외국기업이 중국인을 상대로 수집한 모든 정보통신(IT) 데이터를 중국 기관에 제출해야 하며, 중국 외 지역에서 이를 활용할 경우 무조건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하도록 관련법을 정비했다. 또 IT관련 제품에 쓰이는 소프트웨어의 종류를 해당 기관에 고지해야 하며, 상세 정보 전체를 의무적으로 제출토록 했다.

결국 중국 내에서 운행되는 테슬라 전기차가 수집한 통행기록 등의 데이터와 이 데이터를 활용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정보가 모두 중국 정부 손에 들어가게 되는 셈이다.

테슬라 전기차의 핵심은 친환경 에너지로 달리는 자동차란 점이 아니라, 세계 최고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노하우다. 중국이 노리는 것은 바로 테슬라의 이 핵심기술이다.

값싼 노동력에 풍부한 전기배터리 원료, 도처에 범람할 정도로 넘쳐나는 전기배터리 공장까지 갖춘 중국은 지금도 세계 최대의 전기차 시장이다. 상용차의 10%가량이 전기배터리로 달리는 자동차일 정도다. 중국 정부는 테슬라의 운행데이터 활용 소프트웨어 기술만 손에 넣으면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는 야심을 품고 있다는 것이다.

WSJ는 “결국 머스크와 시 주석의 밀월은 중국의 이런 야심이 만들어낸 결과일 뿐”이라며 “중국은 테슬라의 자동차 운행 데이터 활용 기술과 세계 최고의 자율주행 기술을 전부 빼내는 노림수를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머스크가 값싼 노동력으로 전기차를 대량 생산해 세계 시장을 공략하는 데에는 성공할지 모르겠지만, 당장 눈앞의 이익만 추구하다 테슬라의 핵심 기술을 중국에 다 넘기고 회사 자체의 존립 기반을 상실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신창호 선임기자 proco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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