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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글속 세상] 어른들은 심술쟁이… 아기가 울면 행복해집니다

저출산시대, 미래를 위해 뛰는 지자체들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보다 많아지면서 지난해 처음 대한민국 인구가 자연 감소했다. 올해 출생아 수도 역대 최저 수준이다. 2016년 40만명 수준에서 반 토막 난 20만명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된다. 아이 울음소리가 사라지고 있지만 여전히 아기의 탄생은 신비하고 축복 가득한 경사다. 2021년생 은우(태명)양이 힘차게 울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3분기 합계출산율(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하는 출생아 수)은 0.82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다만 세종시의 경우 2015년부터 7년 연속 가장 높은 출산율을 보였다. 그 이유로 안정적인 직업에 따른 소득 수준 보장과 아이 키우기에 적합한 보육 환경이 꼽힌다.

공공산후조리원인 전남 나주시 빛가람병원에서 한 간호사가 신생아를 안고 있다. 에어커튼 소독 시설 등으로 외부 감염병 예방에 특화돼있고, 둘째부턴 70% 이용료가 지원돼 46만원이면 2주간 산후조리를 받을 수 있다.

인구 감소 원인을 분석하던 화천군도 비슷한 결론을 냈다. 교육 문제로 타 도시로 전학가는 현실을 반영, 교육과 육아 정책에 전념했다. 대학학자금 전액 지원, 세계 대학 유학비 지원, 글로벌 인재 육성을 위한 학교에 원어민 교사 배치, 글로벌 학습센터 운영 등은 화천군민들이 교육에 대한 경제적 부담을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화천군은 지난해 1.23의 합계출산율로 전국과 강원도 평균을 뛰어넘었다.

영남권에 처음 설립된 울산시 북구 공공산후조리원에서 지난달 22일 간호사가 신생아를 돌보고 있다. 최신식 건물에 저렴한 비용이 장점인 이 조리원 신생아실엔 빈 침대가 보이지 않는다.

낙후한 의료시설 개선도 산모들이 반기는 정책이다. 집 근처에 이용할 산후조리원조차 없는 현실에 지자체들이 지원에 나섰다. 울산 북구와 한국전력이 위치한 전남 나주시 빛가람도시에 설립된 공공산후조리원을 찾아갔다. 요새 찾아보기 힘들다던 아기들은 신생아실의 모든 침대를 채우고 있었다. 이곳의 산모들은 낮은 가격에 산후조리를 받을 수 있어 예약은 내년 초까지 가득 찬 상황이다. 보편적으로 이용하는 의료 서비스지만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야 했던 산모들에겐 아이를 낳고 변화된 환경에 금방 적응할 수 있게 도와준 고마운 서비스다.

군내 초등학교 학생들이 지난달 23일 강원도 화천 글로벌교육 센터에서 원어민 교사에게 영어 수업을 받고 있다. 저출산 대책으로 교육 분야에 힘을 쏟은 화천군의 경우 2015년 이전 49.3%의 학생들이 전학을 결심했지만 2020년 13%까지 줄었다.

아이들의 놀이 환경에 집중한 도시도 있다. 경기 시흥시는 전국 지자체로는 처음으로 공공형 실내놀이터를 개장했다. 공공놀이터는 미세먼지나 폭염, 한파 등 날씨와 상관없이 아이들이 놀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보통 놀이터에 가면 아이들이 놀고 부모들은 멀리서 지켜보는 모습인데, 가장 최근에 개장한 3호 숨 쉬는 놀이터에선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 놀이를 즐기고 있었다. 부모와 아이들은 협동 위주의 VR 게임으로 즐거운 추억을 만드는 데 여념이 없었다.

경기도 시흥시 제3호 숨 쉬는 놀이터를 찾은 아이들이 지난달 28일 놀이기구를 즐기고 있다. 아이들의 놀 권리 보장을 위해 설립됐지만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불가피하게 예약제로 변경됐다.

국민일보가 세상을 향해 힘찬 첫 울음을 터뜨린 지 33년, 전국의 지자체들은 도시 소멸이라는 미래 앞에서 분투하고 있다. 새해엔 인구 감소 추세가 반등할 수 있기를 고대해 본다.

사진·글=윤성호 최현규 기자 froste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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