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 민주화 상징 아웅산 수치에 징역 4년 선고

미얀마 법원, 선동죄 등 혐의 중형
10여개 혐의 잇따라 선고 예정
앰네스티 “거짓 혐의로 내려진 선고”

AP연합뉴스

미얀마 쿠데타 군사정권이 가택 연금 중인 아웅산 수치(76·사진) 국가고문에게 중형을 내렸다. AFP통신 등 외신은 6일 미얀마 법원이 1심에서 수치 고문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보도했다.

조 민 툰 대변인은 AFP통신에 “수치 고문이 형법 505조 선동죄, 코로나19 방역조치 위반죄로 각각 징역 2년형을 받아 총 4년형을 선고 받았다”고 밝혔다. 이번 선고는 쿠데타 이후 수치 고문에게 내려진 첫 법원 판결이다. 윈 민 전 대통령도 이날 수치 고문과 같은 혐의로 같은 형량을 선고 받았다.

군부 지침에 따라 이번 공판은 언론인들의 방청이 금지됐다. 수치 고문의 변호인들에게는 함구령이 떨어져 판결의 상세 내용은 공개되지 않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수치 고문이 항소하더라도 상급심에서 결론이 뒤집힐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했다. 현재 수치 고문에게 적용된 12개의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되면 최대 100년 이상의 형량도 선고 가능하다. 그동안 수치 고문은 모든 혐의를 부인해왔다.

수치 고문에 대한 유죄 판결은 국민적 인기가 높은 그의 정치적 재기를 불가능하게 하려는 군부의 의도에 따른 것이라고 로이터통신, 가디언 등 외신은 분석했다.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수치 고문이 이끄는 집권당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은 선거로 뽑는 의석의 80%가량을 차지하며 압승을 거뒀다. 그러나 군부는 자신들이 내세운 후보가 지지를 얻지 못하자 부정선거 의혹을 주장하며 지난 2월 1일 쿠데타를 일으켰다.

국제인권단체인 앰네스티 인터내셔널(AI)은 성명을 통해 “거짓 혐의에 대해 수치 고문에게 내려진 가혹한 선고는 모든 반대파를 제거하고 미얀마 내 자유를 질식시키려는 군부의 결심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미얀마 양곤에서 5일(현지시간) 벌어진 군부 쿠데타 반대 시위에 참가 도중 체포된 한 시민(오른쪽)이 총을 든 군인 옆에서 도로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다. 이날 벌어진 시위 도중 군용 트럭이 시위대를 향해 돌진해 5명이 숨지고 10여명이 다쳤다. AFP연합뉴스

군부는 쿠데타 이후 지금도 반군부 시위대에 대한 유혈 진압을 멈추지 않고 있다. 현지 매체 미얀마나우는 전날 수도 양곤 시내에서 벌어진 쿠데타 규탄 시위 도중 군용 트럭이 시위대를 향해 돌진해 5명이 숨지고 10여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미얀마 주재 유엔사무소는 군용 차량 시위대 돌진 사건에 대해 “양곤의 키민다잉구에서 진행된 시위 도중 비무장 시민들을 향한 공격이 자행됐다”고 비난했다. 현지 미국 대사관도 “미얀마 보안군이 평화적으로 반군부 시위를 벌이던 시민들을 차로 밀어붙이고 총기를 난사해 여러 명이 사망했다는 보도에 경악했다”며 “우리는 미얀마인들의 평화로운 시위권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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