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양도세 이르면 내일 시행… 13년 만의 완화에도 시장 시큰둥

정부, 현장 혼란에 시행 서둘러
세제 완화 혜택 1주택자에 국한
대출규제 여전… 대선 겹쳐 관망

서울 송파구 잠실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연합뉴스

정부가 이르면 8일부터 1가구 1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비과세 기준을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시행한다. 이 내용을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이 이미 국회를 통과했지만, 구체적인 시행 일자가 명시되지 않아 시장에 불필요한 혼란이 생겼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시행 시기를 최대한 앞당기기로 한 것이다.


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일 국회를 통과한 소득세법 개정안에 대해 7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8일 바로 공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소득세법 개정안 부칙에 양도세 비과세 기준 완화 조치가 ‘법안 공포일’로만 적혀 있어 일부 거래 당사자 간 혼선을 불러온다는 지적이 제기된 데 따른 조치다. 국회는 소득세법 개정안 논의 과정에서 부칙에 대부분 법 개정 사안을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규정했지만, 양도세 기준선 상향에 대해서는 굳이 내년까지 기다리지 말고 개정안 공포 즉시 시행하자는 취지로 공포일을 시행 시점으로 적시했다. 또 개정안의 국회 통과 다음 날인 3일에 법안을 정부로 긴급 이송했다.

그런데 정작 시장에서는 양도세 기준선 완화 소식에 잔금일을 앞둔 일부 매도자가 잔금일을 미뤄 달라고 요구하는 과정에서 매도자·매수자 혹은 집주인·세입자 간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다. 공포일이 구체화되지 않다 보니 생긴 일이다.

이런 사태에 화들짝 놀란 정부는 7일 국무회의에 소득세법 개정안을 상정·의결한 뒤 대통령 재가와 관보 게재 일정 등을 최소화해 8일에 바로 시행키로 했다. 통상 대통령 재가와 관보 게재에 2주가량 시간이 걸리는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속도를 낸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예외적 상황의 경우에 관련 기관 협의하에 공포일을 최대한 앞당길 수 있다. 대통령 재가 과정에서 하루 이틀 더 걸릴 수도 있지만, 이르면 8일에 시행되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8일 이후 주택 매도 잔금을 청산하거나 등기를 이전한 1가구 1주택자들은 완화된 양도세 기준에 따라 양도세를 절감할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2008년 이후 13년 만의 양도세 비과세 기준 상향에도 부동산 시장에서는 기존에 진행 중인 거래 외 추가적인 매물 출회가 좀처럼 이뤄지지 않는 분위기다. 서울 강서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양도세 완화 이후에도 매물을 내놓거나 집을 알아보러 오는 사람이 딱히 늘진 않았다”고 말했다.

시장 반응이 뜨뜻미지근한 것은 양도세 완화 대상이 1가구 1주택자로 제한된 데다 금융 당국의 고강도 대출 규제 등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1주택자가 집을 매각하는 경우는 대부분 ‘갈아타기’ 수요”라며 “양도세가 완화되더라도 전반적으로 집값이 많이 오른 데다 취득세 등 부대비용까지 늘어 추가적인 거래 활성화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학군지나 도심 등 수요가 높은 지역일수록 집값이 많이 뛰다 보니 내 집보다 이사 가려던 집의 집값이 더 올랐다는 얘기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대출이 안 나오니 갈아타기 수요도 좀처럼 나오지 않는 것이다.

석 달 앞으로 다가온 내년 대선도 변수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다주택자 양도세 한시 완화를 공약했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역시 ‘보유세 강화, 거래세 완화’의 세제가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때문에 시장도 관망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단독] 與, 상속주택·종중산 종부세 유예 검토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