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의혹에 오미크론 변수… 바이오주, 불확실성에 끙끙

3년 끌어온 회계 조사 막바지
분식회계 결론 땐 주가 치명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약 회사는 사람 생명을 다루기 때문에 정직성이 중요하다. 셀트리온은 거짓으로 회계 처리를 한 적이 없다.”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은 2019년 언론 인터뷰에서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의 분식회계 논란을 일축했다. 셀트리온은 지난 2018년 말 금융감독원이 감리에 나서면서 회계 부정 의혹에 휩싸였다. 셀트리온 그룹이 매출액 등을 좋게 보이게 하려고 회계를 조작했다는 지적이 국정감사와 언론에서 제기됐다.

3년을 끌어온 셀트리온 회계 조사가 막바지에 이르렀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산하 회계 자문기구인 감리위원회는 금감원의 셀트리온 3사 감리 조치안 심의를 진행 중이다. 금감원은 회계 감리 과정에서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셀트리온제약이 재고자산 손실을 축소해 반영했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셀트리온 그룹이 회계 처리 기준을 위반한 것으로 확인될 경우 바이오 업계와 증시에 큰 파문이 일 전망이다. 감리 착수 소식이 전해진 날 셀트리온 3사의 주가는 일제히 5~6% 하락했다. 셀트리온 측은 언론 보도에 강력하게 반발하며 “근거 자료 및 외부 전문가 의견 등을 통해 충분히 소명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셀트리온은 분식회계 논란 와중에 코로나19 새 변이 오미크론 변수까지 등장하면서 예측불허 국면에 접어들었다. 셀트리온 등 바이오 업종의 주가 변동은 오미크론 여파에 따라 업종별 등락폭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재고자산 손실, 의도적으로 줄였나

문제가 된 재고자산을 들여다보기 위해서는 셀트리온 그룹의 의약품 생산·유통 구조를 이해해야 한다. 셀트리온이 개발·생산한 바이오 의약품은 계열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제약이 사들인 후 국내 및 해외 시장에서 독점적으로 판매한다. 이들 계열사는 제조공정 소요 기간과 판매 목표 등을 고려해 셀트리온 의약품을 대량으로 구매, 재고로 비축한다.

금융당국은 이러한 계열사 간 거래 과정에서 재고자산의 손실이 적게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재고자산은 지난 9월 말 기준 2조1550억원이다. 지난해 매출액(1조6280억원)보다 훨씬 많다. 셀트리온에서 사 온 의약품의 재고 가치가 매출액을 능가하는 것이다. 금감원은 셀트리온 계열사들이 재고자산의 가치가 떨어진 것을 재무제표에 손실로 처리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고자산 규모를 둘러싼 의혹은 2018년부터 제기됐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당시 “보유한 모든 재고자산에 대해 독립된 외부감사인을 통해 실현 가능한 가치를 평가받고 있다. 현재까지 재고자산의 가치가 장부가액 이하로 하락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회사 측은 공급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9~12개월 치의 안전자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계열사 간 거래 문제도 주목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넘긴 의약품을 매출로 반영한다. 두 회사가 직접적인 지분 관계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서정진 회장이 셀트리온 그룹을 지배하고 있는 만큼 회사 간 거래를 매출로 책정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감원은 이런 방식이 국제회계기준(IFRS)에 맞지 않는다고 본 것으로 전해졌다.

셀트리온은 지난달 23일 배포한 입장문에서 “감리 과정에서 금융감독 당국과 일부 의견을 달리하는 부분이 있었다”면서도 “이는 바이오 의약품의 특수성이나 관련 글로벌 규정 등에 대한 부분적 이해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밝혔다. 의약품 재고의 가치 등을 의도적으로 부풀린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오미크론 변수 겹친 바이오주 명암은

지난달 금융위가 감리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는 소식에 셀트리온 그룹의 주가는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8년 감리 착수 때에는 4일 만에 14%가 떨어지기도 했다.

금융당국이 셀트리온의 고의적인 분식회계로 결론지을 경우 하향세를 탄 주가에 매우 큰 충격을 줄 수밖에 없다. 올해 셀트리온 3사의 주가는 1월 최고점을 찍은 이후 계단식으로 하락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 3일 21만500원에 마감했는데 연고점(38만4000원)에 비해 45%가량 떨어진 것이다. 주요 증권사들은 최근 셀트리온의 목표가를 줄줄이 낮췄다. 다만 금융위가 금감원과 다른 결론을 내리면 주가는 반등할 가능성도 있다.

바이오주, 투자해도 될까

분식회계 의혹만으로 반토막 났던 셀트리온 등 바이오 업종의 미래는 오미크론 불확싱성을 만나면서 등락을 예측하기 더 어려워졌다. ‘고위험 고수익’ 종목으로 주목받았던 바이오주가 코로나19 재확산 국면을 만나면서 종목별 희비를 예측하기 더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전환에 따라 주춤했던 바이오주가 오미크론 변수에 반등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코로나 치료제 개발·공급 업체인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백신 관련 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SK바이오사이언스, 진단키트 개발업체인 씨젠 등이 오미크론 공포를 지렛대 삼아 반등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반면 오미크론 여파가 우려했던 것에 비해 미미한 것으로 판단될 경우 일부 바이오주엔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의학연구위원회는 최근 오미크론이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비해 경미한 증상을 보인다는 보고서를 낸 바 있다. 전문가들은 오미크론의 치사율이나 백신 효과 등에 대한 데이터가 충분히 축적되지 않은 상황인 만큼 섣부른 판단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바이오 기업들의 종목별 등락 폭도 제각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방극렬 기자 extreme@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