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홀한 낙조·장쾌한 일출… 겨울 바다의 낭만과 추억

보령해저터널 개통 천수만 環狀 여행

충남 보령시 오천면 ‘충청수영 해안경관전망대’에서 바라본 서해. 왼쪽 보령발전본부 너머로 해저터널이 지나는 바다와 원산도, 원산안면대교로 연결된 태안 안면도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다. 그 위 구름 사이를 뚫고 쏟아지는 노을빛이 황홀하다.

국내 최장 보령해저터널이 지난 1일 열렸다. 2019년 말 개통한 원산안면대교와 보령해저터널을 포함한 보령~태안 간 국도 77호선이 건설 11년 만에 연결됐다. 이로써 충남 보령시 대천항에서 태안군 영목항까지 이동 시간이 기존 1시간 30분에서 10분대로 단축됐다. 천수만을 가운데 두고 동서남북을 고리 모양(環狀)으로 여행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그 길에 일몰·일출 명소가 늘려 있다.

출발은 홍성군 하리교차로다. 남쪽으로 향하면 바로 궁리포구다. 이곳 낙조는 ‘홍성 8경’ 중 하나다. 바로 아래 속동전망대도 일몰 명소다. 데크길을 따라 모섬 정상에 이르면 영화 ‘타이타닉’의 한 장면을 연상하게 하는 배 모양의 사진 촬영 명소가 나타난다. 천수만이 한눈에 들어온다. 다음은 어사리 노을공원이다. 노을언덕에 전망대와 포토존이 설치돼 있다.

멀리 죽도가 바라보이는 ‘남당 노을전망대’.

이곳에서 해안을 따라 남당항으로 향하면 지난 4월 조성된 ‘남당 노을전망대’가 나온다. 높이 13m, 길이 102m로 설치된 전망대가 바다로 뻗어 있다. 전망대 아래 흐르는 바닷물을 내려다보면 마치 물 위에 떠 있는 듯하다.

멀리 바다 가운데 있는 죽도(竹島)는 호수처럼 잔잔한 천수만 안에 1개의 유인도와 11개의 무인도로 구성돼 있다. 이름처럼 대나무가 울창하며 기묘한 바위와 야생화 등이 지친 일상 속 힐링을 선사한다.

수룡항을 지나면 홍성을 벗어나 보령으로 접어든다. 초입에 예전부터 굴구이로 유명한 천북굴단지가 나온다. 굴구이를 비롯해 굴밥, 굴 칼국수, 굴찜, 굴 회무침 등 다양한 굴 요리를 맛볼 수 있다.

다음은 오천항. 이곳 충청수영성은 1510년 서해에서 들어오는 적들을 감시하고 방어하기 위해 축조된 해안방어 요충지였다. 성곽 길이가 1650m, 높이는 3~4m로 꽤 가파른 편이다.

그 뒤 산 중턱에 ‘충청수영 해안경관전망대’가 세워져 있다. 전망이 시원하다. 왼쪽 멀리 보령발전본부 너머 해저터널이 지나는 바다와 원산도, 원산안면대교, 안면도, 태안반도가 파노라마처럼 이어진다. 보령방조제와 충청수영성, 오천항이 발아래 있다.

원산도 오봉산 봉수대터에서 바라본 일출.

대천항에 이르면 보령해저터널이 기다린다. 6927m로 국내 최장이자 세계 5위 해저터널이다. 깊이도 국내 해저터널 중 가장 깊다. 해수면에서 80m 아래, 터널이 지나는 바다 평균 수심 25m를 빼면 땅속 깊이만 55m에 이른다. 원산도까지 90분 거리가 10분으로 단축됐다. 원산도에는 고만고만한 다섯 개의 봉우리로 이뤄진 오봉산이 있다. 왜적의 침략이나 긴급한 상황이 닥쳤을 때 멀리 외연도에 이어 녹도에서 받은 신호를 오천 수영성의 수군절도사에게 연락하던 봉수대 터가 있다. 이곳에서 보는 일출이 장관이다.

원산안면대교를 건너면 태안이다. 바로 만나는 영목항은 일출·일몰 명소다. 잔잔한 파도와 그윽한 뱃고동 소리, 오밀조밀한 맛집들이 있다. 특유의 한가로움과 여유로움을 준다.

썰물 때 걸어서 갈 수 있는 대야도 앞 토끼섬.

일출 명소지만 덜 알려진 곳도 있다. ‘해 뜨는 마을’ 대야도다. ‘큰 대’(大)에 ‘이끼 야’(也)를 쓴다. 마을 앞바다에 뒷섬(두지도) 토끼섬 모래섬(사도) 닭섬(계도) 등 무인도가 해안선을 따라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다. 천수만 너머 보령시 야산 위로 붉은 해가 솟아오르면 더할 나위 없는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바로 앞 토끼섬은 썰물 때 걸어서 들어갈 수 있다. 부교 형태의 다리를 건너면 평평한 길이 바다 사이로 이어진다.

북쪽으로 향하면 안면도에 딸린 작은 섬 황도다. 안면도에서 육로로 들어갈 수 있다. 천수만에 물이 빠지면 황도 앞바다는 드넓은 갯벌로 변한다. 천수만 건너편 동쪽은 홍성의 야산 능선이 길게 이어진다. 동해안 일출처럼 수평선에서 불쑥 솟아오르는 해는 아니지만 주홍빛에서 금빛으로 시시각각 옷을 갈아입는 모습이 색다르다. 그 건너편에 서산시 간월도가 손에 잡힐 듯 가깝다.

여행메모
보령해저터널 무료 통행·구간 단속
굴·새조개… 천수만 겨울 먹거리 푸짐
보령해저터널 대천 쪽 입구.

천수만을 끼고 도는 환상여행은 서산방조제를 건너 태안 쪽을 먼저 둘러봐도 된다. 원산도에서 보령시 대천으로 이어지는 보령해저터널은 무료로 통행할 수 있다. 과속은 금물이다. 시속 70㎞ 구간 단속을 한다.

국내 최장 해저터널로 연결된 충남 보령시와 태안군이 공동으로 관광마케팅에 나섰다. 보령~보령해저터널~원산도~원산안면대교~안면도~태안을 한꺼번에 둘러보는 ‘보령~태안 교차 관광’ 상품이 출시됐다.

겨울철 이 일대에서 꼭 맛봐야 할 음식은 굴이다. 천북면 장은리에는 굴구이와 굴찜을 내는 식당이 모여 있는 천북굴단지가 있다. 남당항 새조개도 빼놓을 수 없다.

홍성군 서부면 궁리·상황리 일원에 천수만권역 종합개발사업으로 조성된 해상낚시공원이 있다. 천혜의 자연경관, 바다의 생명력, 짜릿한 손맛 등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힐링 공간이다.

죽도는 남당항에서 승선 인원 100명 규모의 정기여객선 가고파호를 타고 간다. 배에는 차를 싣지 못하고 사람만 탈 수 있다. 이용요금(왕복)은 성인 1만원.



홍성·보령·태안·서산=글·사진 남호철 여행선임기자 hc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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