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이번 대선의 최대 전장이 될 ‘청년’과 ‘부동산’ 이슈 선점에 나섰다.

이 후보는 7일 청년 수요에 맞춘 부동산 공급의 다양화, 청년층에 대한 금융지원과 같은 정책적 비전을 제시하며 ‘준비된 대통령’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데 주력했다. ‘경제민주화’ 주창자인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과 30대 이준석 대표를 앞세운 국민의힘 선대위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전략적 판단도 내포돼 있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마포구에서 ‘주택청약 사각지대 간담회’를 열고 주거 취약계층으로 전락한 청년세대의 고충을 경청했다. 이 후보는 “주택정책 기본 방향을 공급을 충분히 늘리는 쪽으로 전환하겠다”며 “공급의 내용을 다양하게 해서 (수요자들이) 선택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1인용 가구도 많이 공급하고 전통적 방식의 분양도 늘려가겠지만, 그것도 돈이 없어 못사는 사람들을 위해 고품질의 저렴한 공공임대도 늘려가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의 부동산 공급정책이 가정을 꾸리지 않았거나 충분한 자산을 형성하지 못한 청년층을 제대로 배려하지 못했다는 점을 파고든 것이다.

이 후보는 서울대에서 열린 ‘금융경제세미나 초청 강연회’에선 청년세대를 위한 금융지원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경기지사 시절 청년층을 수혜자로 설계한 ‘기본금융’에 대해 설명하면서 “청년 때의 500만원과 성공한 40~50대의 500만원은 완전히 다르다. 종자로 쓰는 벼 한 대와 식량으로서의 벼 한 대가 완전히 다른 것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최근 이 후보의 경제 관련 메시지와 공약은 청년과 부동산에 집중돼 있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가장 시급한 문제는 성장의 회복이고, 그중에서도 가장 가려운 곳이 취약계층인 청년과 부동산 문제”라며 “그 부분에 대한 정책 방향을 빠르게 제시하면서 ‘준비된 대통령’이라는 점을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대위 구성에서 한발 늦었던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게 주요 이슈 주도권을 내주지 않으려는 의도도 있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경제민주화라는 콘텐츠를 가진 김 위원장과 청년층 지지를 받는 이 대표의 조합을 만만히 볼 수 없다”면서 “윤 후보 측에서 구체적인 공약을 내놓으며 치고 나가기 전에 이슈를 선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날 문재인정부의 소상공인 지원책을 맹공하며 현 정부와의 차별화 전략에 시동을 건 이 후보는 이날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비판했다. 이 후보는 “진보정권의 주택정책 핵심은 투기수요 억제였다”며 “그런데 공급이 부족하니 아무리 수요를 억제해도 풍선효과만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또 금융 당국의 일률적인 금융억제책을 거론하는 과정에선 “내용도 모르고 정책을 만들면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이라며 “공직자의 무능과 무지는 죄악”이라고 거칠게 비난했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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