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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인줄… 코로나 검사 직업 선택란에 ‘의회의원’

최신 개정본 반영 안 돼 오해 소지

코로나 선별검사소에서 검사 접수시 제출해야 하는 전자문진표.

코로나19 확진 검사를 진행하는 전국의 선별진료소에서 피검사자의 인적사항을 묻는 전자문진표 최상단에 ‘의회의원’ 직업 선택란을 두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20년도 넘은 직업분류 양식을 업데이트하지 않아 불필요한 오해를 부른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국민일보 확인 결과 전자문진표 직업 선택란에는 ‘의회의원, 고위임직원 및 관리자’가 상단에 노출되고 이어 ‘전문가’ ‘기술공 및 준전문가’ ‘사무종사자’ ‘농업 및 어업숙련 종사자’ ‘(전업)주부’ ‘학생’ ‘무직’ 등 13개 직업을 선택하도록 돼 있다. 직업 문항에 응답하지 않으면 다음 페이지로 넘어갈 수 없다.

전자문진표는 선별진료소 검사를 받기에 앞서 휴대전화로 QR코드를 인식해 인적사항을 적는 방식이다. 모든 문항에 답을 완료해야만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올해 초부터 수기로 작성하던 기존 방식에서 현장 인력 업무 부담을 줄인다며 전자문진표 방식이 도입됐다. 전국 모든 선별진료소가 질병청의 공통된 양식을 사용하고 있다.

국회의원을 뜻하는 ‘의회의원’ 항목에 대해 질병청 관계자는 “전자문진표는 2000년 1월에 만들어진 통계청 한국표준직업분류를 인용한 것”이라며 “피검사자의 직업 정보를 통해 코로나에 취약한 직업군을 통계 내는 데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통계청의 분류는 이후 2007년 7월과 2017년 7월 두 차례 개정됐다. 당시 “사회 구조의 변동으로 직업 구조가 변화한 시대 상황을 반영하겠다”며 개정본을 공시한 바 있다. 최신 개정본에 ‘의회의원’ 대분류는 사라지고 ‘관리자’로 바뀌었지만 질병청이 사용하는 전자문진표에는 이전 직업분류가 적용돼 그대로 남아 있던 것이다. 직업 분류 단위가 22년 전 기준이다 보니 직업 구분이 모호해 통계를 내는 데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 확진자 수 폭증으로 선별검사 대기 시간이 늘어난 상황에서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지적도 한다. 일종의 ‘검사 특혜를 주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앞서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9월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영등포구의 한 병원에서 대기 줄에 서지 않고 병원 측 안내로 바로 검사소에 들어가 ‘새치기 검사’를 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된 바 있다. 질병청 관계자는 “2015년부터 감염병 통합시스템을 개발해 쓰고 있으며 그에 앞서 신고시스템은 2001년에 구축했는데, 당시에 쓰던 직업 분류 기준을 그대로 쓰고 있는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신용일 기자 mrmonst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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