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오늘 바이든 주도 회의 참석… 미·중 사이 ‘균형’ 고민 커질 듯

110개국 참석… 중·러 초대 못받아
청 “중·러도 우리 이해하고 있다”
회의 뒤 중국과 물밑접촉 등 전망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모습. 문 대통령은 9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도하는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한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도하는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한다.

이번 회의는 미국의 베이징 동계올림픽 보이콧 선언으로 미·중 갈등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열린다. 중국과 러시아는 회의에 초청받지 못했다. 문 대통령은 회의 참석으로 미국 주도의 대(對)중국 압박 전선에 동참하는 모양새가 됐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의 회의 참석이 중국 등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청와대는 “중국과 러시아도 우리를 이해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회의에서 중국 인권 관련 논의가 이뤄지거나 미국의 올림픽 보이콧 발언이 나온다면 중국 측의 반발이 불가피하다. 임기 내 종전선언을 위해 미·중 모두의 협조가 필요한 문 대통령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은 회의에서 국제사회의 민주주의 증진을 위한 정부의 기여 의지를 밝히고, 우리의 민주주의 성과를 공유할 예정”이라고 8일 밝혔다. 문 대통령은 9일부터 이틀간 진행되는 회의 가운데 첫날 일정에 참석한다.

회의에는 한국을 포함해 영국 호주 일본 인도 등 110개국 정상이 참여한다. 중국·러시아와 각각 대립하고 있는 대만과 우크라이나 정상도 초청됐다. 각국 정상은 권위주의 차단과 부패 척결, 인권 증진이라는 세 가지 의제와 관련해 협력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회의를 통해 우리나라의 역동적인 민주화 과정을 재조명할 수 있다”며 “아시아 내 대표적인 민주주의 국가로서 한국의 위상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회의 참석이 한·중 관계에 악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전 세계 100여개국이 참여하는 민주주의를 위한 정상회의에 아시아 지역 민주주의 선도국가인 한국이 참석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주도하는 회의지만 한국도 민주주의 국가라는 점을 중국이 충분히 인지하고 있고, 별다른 항의도 없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문 대통령도 중국과 관련한 민감한 사안은 직접 언급하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회의에서 ‘수출관리·인권이니셔티브’라는 이름의 새로운 틀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감시카메라나 안면인식 기술 등이 권위주의 국가로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한 방안이어서 중국의 반발이 예상된다.

미국이 동맹국을 향해 올림픽 보이콧을 압박하거나 중국 인권 문제를 지적하는 공동성명을 제안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회의에서 일어날 일을 예단해서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과 각을 세우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이 실제로 한국 측에 반중 행보를 요구한다면 문 대통령도 난처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 청와대는 이번 회의가 끝나는 대로 중국과 물밑 접촉하며 ‘균형외교’ 전략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靑 “中 올림픽 불참 검토 안해”에도 동맹국 중심 보이콧 행렬에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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