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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른다면서 뭘 맞히래!” 교육부 ‘헛다리 설득’에 격앙

“공직자 자녀부터 맞혀라”
유 부총리, 간담회 열었지만 역부족
학부모들 “전면등교 집착에 신뢰도 잃어”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교육부TV 유튜브 캡처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8일 학생·학부모 간담회를 열어 ‘청소년 방역패스’ 반발 여론을 누그러뜨리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유 부총리가 “현장 수용성을 높이는 방안을 관계부처와 협의하겠다”며 한발 물러난 입장을 내비쳤지만 간담회를 생중계한 유튜브 채널 채팅창에선 “당장 철회하라” “공직자 자녀부터 맞혀라”는 격앙된 반응이 쏟아졌다. 이처럼 정부와 백신 전문가들이 팔을 걷어붙이고도 여전히 공감을 얻지 못한 이유는 당국의 오판과 초기 대응 미숙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교육계에서는 청소년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면 학생·학부모 설득 전략부터 다시 세우라고 지적한다.

학부모들은 설득 방식부터 ‘헛다리 짚었다’고 비판한다. 교육부와 방역 당국은 “부작용 가능성도 있지만 접종의 이익이 더 크다”는 입장을 이날 간담회에서도 되풀이했다. 손쉬운 ‘비용 대비 편익’ 논리를 들이댄 건데 이는 학부모 본인이 접종할 때는 몰라도 자녀 접종 문제를 결정할 때는 설득력이 크지 않다는 평가다.

대전의 한 중학생 학부모는 “아이에게 차 조심을 입버릇처럼 말하는 이유를 생각하면 쉽다. 교통사고를 당할 확률이 얼마나 되겠는가. 희박한 확률에도 걱정하는 게 부모 심정”이라며 “차라리 방역 전문가나 정치인 같은 사람들이 ‘우리 아이도 접종했다’는 캠페인이 훨씬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부족한 부작용 정보 제공은 이런 부모의 심리와 맞물려 자녀 접종을 더욱 주저하게 만들고 있다. 간담회에서 한 중학생이 “부작용이 몇 년 뒤 나타날 수도 있지 않은가”라고 질문하자 백신 전문가는 “그 부분은 더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자 채팅창에는 “아직 잘 모른다는 말인데 뭘 믿고 맞히라는 것인가”라는 성토가 이어졌다. 신체가 이미 성인에 가까운 고3 학생의 부작용 신고율 정도로는 초등·중학생 학부모를 납득시키기 쉽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시민들이 8일 서울 강남구 강남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3∼4겹으로 줄을 선 채 대기하고 있다. 뉴시스

전면등교 방침 고수도 학부모 신뢰를 잃은 이유 중 하나가 되고 있다. 정부가 “학습권보다 감염으로부터의 보호가 더 중요하다”는 명분을 들어 학원·독서실 등에 방역패스를 적용하려면 학교 현장 역시 밀집도 조정에 나서야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학생들이 학교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훨씬 길고 밥도 먹으며 체육활동까지 하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모든 학생이 다니는 학교와 필요에 따라 다니는 학원을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고 주장하는데 이 역시 학생과 공동체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과 충돌한다고 교육계는 지적한다.

현실의 사교육 의존도를 간과한 측면도 무시하기 어렵다. 문재인정부 들어 입시 정책을 매년 뜯어고치면서 불확실성이 커지자 사교육비는 가파르게 뛰었다. 게다가 진보 성향 교육감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학생 평가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기초학력 저하 논란이 불거졌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공교육의 파행이 길어졌다. 공교육 불신과 사교육 의존도가 동시에 높아졌다는 평가 속에서 자녀에게 백신을 맞히지 않을 거면 학원도 끊으라는 양자택일식 강요가 감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다. 교육 당국이 부작용 우려로 청소년 방역패스에 반발하는 학부모들을 코로나19 확산 와중에도 학원 보내는 유난스러운 학부모로 보는 듯한 태도 역시 분노의 한 요인이 되는 분위기다.

이도경 교육전문기자 yid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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