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보상 ‘50조·100조 쩐의 전쟁’… 여야없이 ‘표퓰리즘 경쟁’

김종인 ‘100조’ 안에 與 “당장하자”
여야 모두 재원 마련 등은 언급안해
이재명, 기업상속공제 확대 시사


내년 대선을 앞두고 여야가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코로나19 손실보상과 관련한 ‘쩐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야당에서 50조원, 100조원 지원안을 꺼내자 여당이 이를 즉시 받아들이며 전폭적인 재정 지원을 외치고 있다. 하지만 여야 모두 재원 마련 방안 등 구체적인 계획은 언급하지 않아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은 지난 7일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50조원으로 충분하지 않다”며 “국채를 발행해서라도 100조원 정도 마련해 (소상공인) 피해 보상에 투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8일 “(김 위원장 제안을) 당연히 받겠다”며 “대신 지금 당장 하자”고 말했다. 이 후보는 “지금이 급한데, 당선되면 하겠다는 건 (박근혜 전 대통령의) 기초연금처럼 헛공약을 발표해 표만 뺐고 안하겠다는 것 아니냐”라며 “공수표일 가능성이 있으니 국민의힘이 당론부터 정해야 신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도 김 위원장의 제안을 두고 “소상공인을 두텁게 지원하자는 취지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4자 회동(송 대표와 김 위원장, 양당 원내대표)을 해서 그 취지를 구체화하는 방안을 협상하자”고 제안했다.

문제는 여야 모두 천문학적인 예산을 누구에게 어떻게 쓸 것인지, 재원은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한 해 예산의 6분의 1에 달하는 재원을 일시에 쏟아부을 여력이 없을 뿐 아니라, 실제 지급한다면 국채 발행 외에는 마땅한 재원 마련 방안이 없어 결국 다음 세대에 큰 부담을 떠넘길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김 위원장이 100조원 지원 아이디어를 이번에 처음 꺼낸 것은 아니다. 지난해 4월 21대 총선을 앞두고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총괄선대위원장 시절 “대통령 긴급재정명령권을 발동해 100조원을 투입해 코로나19로 무너진 민생 경제를 살리자”고 주장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월에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내며 100조원 투입을 주장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여당은 코로나 시국에서 시원하게 예산을 풀고 싶었는데 야당이 속시원하게 질러주니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다”라며 “예산에 대해 사실상 권한이 없는 야당 입장에서는 여당이 받아주든 말든 아쉬울 게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 후보는 이날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에서 7대 중소·벤처기업 정책공약을 발표했다. 이 후보는 “우리도 독일처럼 중소기업이 강한 경제구조로 혁신해야 한다”며 공정한 산업생태계 구축과 중소·벤처기업에 과감한 투자를 강조했다.

이 후보는 “이재명정부의 국정과제에 ‘중소기업 제품 제값 받기’를 못 박아두겠다”고 덧붙였다.

2027년까지 정부의 벤처투자 예산 규모를 10조원으로 확대하겠다는 안도 내놨다. 이를 통해 신기술·신산업 분야에서 연간 30만개의 기술기업 창업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이 후보는 그간 중소기업중앙회를 비롯해 재계가 줄기차게 요구해 온 기업상속공제 제도 확대도 시사했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보수진영의 의제라 하더라도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정책적으로 수용할 수 있다는 유연하고, 실용주의적인 면모를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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