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 선택에 앞서 마음을 들여다보세요

[마음글방 소글소글] 자연으로 돌아가는 글쓰기

픽사베이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너도 그렇다.”(나태주의 ‘풀꽃’ 전문)

이 짧은 세 문장의 시로 많은 사람에게 위로와 용기를 전해 준 나태주 시인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시를 잘 쓰려면 마음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좋은 시를 쓰려면 먼저 사람의 감정 자체가 맑고 깨끗하고 선량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시를 표현하는 언어의 문제는 그다음이란 것입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시의 경우 우선 마음이 중요합니다. 정서라고도 합니다. 생선탕을 한다고 칩시다. 생선탕이 좋아지려면 생선의 물이 좋아야 합니다. 깨끗하고 선도가 있고 질이 좋은 재료여야 합니다. 좋은 시를 쓰려면 먼저 감정 자체가 맑고 깨끗하고 선량해야 합니다. 시를 표현하는 언어의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생선 물이 안 좋은 상태에서 선도가 나쁜 재료를 갖고 조미료와 양념만으로 맛을 내려 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먼저 마음공부로 좋은 재료를 만드는 게 우선입니다.”

‘먼저 마음공부로 좋은 재료를 만들어야 한다’는 그의 말에 깊이 공감합니다. ‘자연으로 돌아가는 글쓰기’는 바로 그런 의미가 있습니다. 인간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창조물 중 하나입니다. 우린 자연의 일부입니다. 우리가 자연의 일부임을 느끼며 세상을 바라보는 글쓰기가 바로 ‘자연으로 돌아가는 글쓰기’입니다.

인디언들은 달력을 만들 때 자연의 변화를 주제로 1년 열두 달의 이름을 정했다고 합니다. 부족마다 다르게 불렀지만 모두 자연의 변화에 친밀하게 반응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인디언 풍카족은 12월을 ‘무소유의 달’, 주니족은 ‘태양이 북쪽으로 다시 여행을 시작하기 전, 휴식을 위해 남쪽 집으로 떠나는 달’, 수족은 ‘나무껍질이 갈라지는 달’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들이 붙인 이름들은 왠지 내면을 돌아보게 만듭니다. 자연을 향한 창조성의 에너지가 움직이는 듯합니다.

자연을 관찰하고 내면을 응시하며 살아온 인디언들은 문자가 아니라 가슴에서 나오는 말을 더 신뢰했습니다. 이들은 어린 시절부터 사람들 앞에서 연설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아메리카 인디언의 연설은 단순하고 시적이며 화살처럼 듣는 이의 가슴에 곧바로 날아와 꽂힙니다. 흰 눈밭에 피를 흘리며 죽어 간 새를 보는 것처럼 한 번 들으면 잊히지 않는 생생함이 있습니다.

감수성 풍부한 인디언들의 지혜가 담긴 글을 통해 마음을 움직이는 문장들을 배울 수 있습니다. 그들은 말을 할 때 신중하게 단어를 선택했고 가슴으로부터 분명하게 이야기했습니다. 광활한 대지를 자신들에게 팔라고 찾아온 백인들에게 “어떻게 공기를 사고팔 수 있냐”고 말한 시애틀 추장(1786~1866)의 연설문입니다.

“우리가 어떻게 공기를 사고팔 수 있단 말인가? 부드러운 공기와 재잘거리는 시냇물을 우리가 어떻게 소유할 수 있으며 또한 소유하지도 않은 것을 어떻게 사고팔 수 있단 말인가? 우리는 대지의 일부분이며 대지는 우리의 일부분이다. 들꽃은 우리의 누이이고 순록과 말과 독수리는 우리의 형제다. 강의 물결과 초원에 핀 꽃들의 수액, 조랑말의 땀과 인간의 땀은 모두 하나다. 모두가 같은 부족, 우리의 부족이다.”(‘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 중)

스쳐 지나가면 아무런 의미 없는 나날도 모든 섭리 속에 은총을 발견하면 우린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1년 열두 달이 행복하려면 작은 것에서 느낄 수 있는 ‘영적 민감성’과 ‘감사하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자연의 변화에 민감하고 영혼이 맑게 깨어있을 때 우린 행복을 느낄 수 있습니다. 기도하는 중에 영적 민감성이 개발되고 민감한 사랑의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삶의 한가운데서 어떻게 자신의 영혼을 고요히 응시하느냐가 중요합니다.

분주한 일상을 잠시 멈추고 지금 나는 어디쯤 서 있는지 주변을 돌아보십시오. 글쓰기와 함께 영적인 민감성을 깨우고 자신을 돌아보는 침묵의 시간을 가져 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다가오는 2022년 나만의 행복을 만들어주는 달의 이름을 지어보세요. 열두 달에 나만의 이름을 붙여보십시오. 마음속에서부터 울리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십시오.

□열두 달에 이름 붙이기

1월................... ( )
2월................... ( )
3월................... ( )
4월................... ( )
5월................... ( )
6월................... ( )
7월................... ( )
8월................... ( )
9월................... ( )
10월................. ( )
11월................. ( )
12월 ................. ( )

이지현 선임기자겸 논설위원 jeeh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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