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안길’ 옛 공간… 예술 옷 입고 친환경 여행지로 재탄생

관광공사 선정 12월 가볼 만한 곳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12월 추천 가볼 만한 곳의 테마는 ‘다시 태어난(업사이클링) 여행지’이다. 훼손된 자연과 환경에 더 나은 가치를 부여하거나 나쁜 영향을 끼친 곳이 친환경 여행지로 거듭난 곳이다. 과거를 반성하고, 자연과 함께 살아가야 할 미래를 이야기한다.

폐정수장이 생태 공원으로, 선유도공원
한국관광공사 제공

서울시는 영등포구 선유도에 있던 폐정수장을 친환경 생태 공원으로 꾸며 2002년 개장했다. 역사적인 산업 유산을 재생했다는 점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다. 수조에 모래와 자갈 등을 담아 불순물을 걸러내던 여과지는 관리사무소로, 물속 불순물을 가라앉혀 제거하던 약품 침전지는 ‘수질 정화원’으로 변모했다. 정수지의 콘크리트 상판 지붕을 들어내고 기둥만 남긴 ‘녹색 기둥의 정원’과 옛 침전지의 구조물이 가장 온전하게 남은 ‘시간의 정원’은 인기 포토존이다. 정수장의 농축조와 조정조를 재활용한 ‘환경 교실’ ‘환경 놀이마당’, 취수 펌프장을 리모델링한 카페 ‘나루’는 시민에게 소중한 휴식처다.

석유비축기지의 변신, 문화비축기지
문화비축기지의 T4(복합문화공간) 내부. 한국관광공사 제공

2002년 서울월드컵경기장은 뜨거운 열기와 함성으로 가득했다. 하지만 경기장 서쪽 매봉산 자락에 조성된 거대 산업 시설은 한·일월드컵 준비 과정에 폐쇄됐다. 1976~78년에 건설된 마포석유비축기지는 폐쇄 후 버려진 상태로 있다가 2017년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고 역사와 문화가 어우러진 도심 속 생태 문화 공원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석유를 저장하던 탱크 시설(T1∼T5)은 전시와 공연이 열리는 예술 공간으로 자리 잡았고 탱크 원형이 그대로 남은 T3를 비롯해 마포석유비축기지는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됐다. T1과 T2를 해체할 때 나온 철판으로 만든 T6는 카페와 강의실, 회의실, 생태 도서관 ‘에코라운지’ 등을 갖춘 커뮤니티센터다.

폐광 속 예술의 향기, 삼탄아트마인
한국관광공사 제공

1964년 문을 연 뒤 수십 년간 광부들의 피땀으로 대한민국의 고도성장을 이끈 산업 현장이었던 삼척탄좌 정암광업소가 정부의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으로 생산량이 감소하다 2001년 결국 문을 닫았다. 이후 2013년 150여개국에서 수집한 예술품 10만여점을 갖춘 복합문화예술단지 ‘삼탄아트마인’으로 다시 태어났다. 종전 산업 시설은 그대로 살리면서 예술의 향기를 입힌 독특한 디자인 콘셉트로 그해 ‘대한민국 공공디자인 대상’을 받았다. 2015년에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한국 관광 100선’에 들었다.

신비로운 동굴 여행지, 활옥동굴
충북 충주시 활옥동굴을 찾은 여행객들이 동굴 내 호수에서 투명 카약을 즐기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충북 충주호 변에 있는 활옥동굴은 1900년 발견되고 일제강점기에 개발을 시작한 국내 유일의 백옥·활석·백운석 광산이다. 한때 8000여명이 일하던 이곳은 값싼 중국산 활석이 수입되면서 폐광했다. 방치된 활옥동굴이 2019년 동굴 테마파크로 다시 태어났다. 갱도 2.5㎞ 구간에 각종 빛 조형물을 설치하고, 공연장과 건강테라피존 등을 마련했다. 동굴에는 활석을 채취할 때 사용하던 권양기도 그대로 있다. 원통형 몸체에 쇠줄을 감아 물건을 끌어 올린다. 동굴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암반수가 고여 생긴 호수다. 동굴 안에 호수가 있다는 것도 신비로운데, 2~3인용 투명 카약을 타고 유람할 수 있다니 놀랍다.

삶의 의미 짓는 세대공감창의놀이터
세대공감창의놀이터의 그물놀이터. 한국관광공사 제공

울산 북구가 도시 재생 프로젝트를 통해 주민 혐오 시설이던 음식물 쓰레기 처리장을 복합 문화 공간으로 바꿔 놓았다. 세대공감창의놀이터는 어린이를 위한 창의적인 친환경 놀이 공간, 모든 세대가 공감하는 가족 중심 공동체와 문화 예술 활동 체험 공간을 지향한다. 유아와 어린이를 위한 그물놀이터와 나무놀이터가 상설 운영되는데, 아이보다 학부모에게 환영받는다. 학생들이 집을 설계하고 시공하는 ‘청소년 건축학교’, 지구별에서 살아남기 위한 필수 생존 기술을 습득하는 ‘지구별 생존기’, 부자(父子)가 더욱 가까워지는 ‘아빠와 함께하는 1박 2일 놀이캠프’ 등 재미있는 기획 프로그램이 많다.

어둠 속 빛과 음악의 궁전, 빛의벙커
한국관광공사 제공

제주도 서귀포시 빛의벙커는 몰입형 미디어 아트 전시장이다. 1990년 해저 광케이블 관리 센터로 지은 국가 기간 시설을 활용했다. 가로 100m, 세로 50m, 높이 10m 단층 건물 위에 흙을 덮고 나무를 심어 마치 산의 일부처럼 보인다. 보안 속에 관리되던 시설이 2012년 민간에 불하돼 공개됐다. 2015년 제주커피박물관 바움이 옛 사무실과 숙소동에 들어서고 2018년 빛의벙커가 센터에 개관했다. 빛의벙커는 개관 기념 전시로 그해 ‘구스타프 클림트- 색채의 향연’과 2019년 ‘빈센트 반 고흐- 별이 빛나는 밤’을 열었고, 현재는 르누아르 모네 샤갈 클레 등의 작품을 미디어 아트로 전시한다. 빔 프로젝터 90대가 벽과 바닥 등에 영상을 투사해 거장의 회화 이미지를 연출하는데, 고전의 새로운 해석이다. 내부 공간의 겹치는 면과 선을 활용하면 색다른 사진을 연출할 수 있다.

남호철 여행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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