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태양 속 ‘검은 호랑이’ 기운 쑥쑥!

‘범띠 해’ 경북 포항 虎尾

호랑이 형상의 한반도 꼬리에 해당되는 경북 포항시 호미곶해맞이광장에서 본 동해 일출. ‘상생의 손’ 너머 거칠게 밀려드는 파도 위로 떠오르는 아침 해가 주위를 붉게 물들이고 있다.

다가오는 2022년은 임인년(壬寅年)이다. 임(壬)은 검은색, 인(寅)은 호랑이를 뜻한다. 한반도는 뒷다리와 꼬리로 몸을 지탱하고 앞발을 휘두르는 호랑이를 닮았다. 호랑이와 일출 하면 떠오르는 곳이 경북 포항 호미곶(虎尾串)이다. 호랑이(虎) 형상의 한반도에서 꼬리(尾)에 해당되는 곳이다. 호미곶은 인근 울산 간절곶 등과 함께 우리나라에서 수위를 다투는 해돋이 여행지다.

조선 명종 때 풍수지리학자인 격암 남사고(南師古)가 우리 국토를 호랑이에 비유했다. 그의 ‘산수비경’에 보면 한반도를 앞발을 치켜든 호랑이 형상으로 기술하고 있다.

조선 철종 때 고산자 김정호의 대동여지도에는 ‘달배곶’(冬乙背串)으로 표기돼 있으나 일제가 1918년 장기갑으로 바꾸면서 토끼 꼬리로 낮춰 불렀다. 정부는 1995년 일본식 표기를 바꾼다는 취지에서 장기곶으로 변경했다.

호미곶 해돋이 전망대에 가면 새천년 첫 해맞이를 기리는 상징물로 조성된 ‘상생의 손’이 바닷속에 우뚝하다. 바다에는 오른손이, 육지 호미곶해맞이광장에는 왼손이 각각 설치돼 서로 마주 보고 있다. 새천년을 맞아 모든 국민이 서로 도우며 살라는 의미다. 상생의 손 위로 떠오르는 해는 각별한 느낌을 준다.

제대로 일출을 감상하려면 해돋이 1시간 전부터 해맞이 포인트에 나서는 게 좋다. 어둠이 가시는 여명 무렵부터 동쪽 하늘 가득 붉은 기운이 감돌고 맑고 노란빛을 낼 때까지 시시각각 연출해내는 아침 해의 감동이 색다르다.

육지 상생의 손 뒤편에는 2009년 12월 28일 개장한 대규모 새천년기념관이 자리 잡고 있다. 부지 약 5610㎡에 지하 1층, 지상 3층의 연면적 약 5100㎡ 규모다. 포항의 역사 문화 산업, 현대와 미래의 모습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꾸며놓은 전시관이다. 바다화석박물관 수석박물관 VR체험존도 있고 옥상 전망대에서는 호미곶의 일출과 동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광장 북쪽에는 국내 유일의 국립등대박물관이 자리한다. 1908년 지어진 우리나라 최대의 근대식 등대인 호미곶 등대 인근에 문을 열었다. 등대의 높이는 26.4m, 둘레는 하부 24m, 상부 17m다. 굴뚝 모양의 8각형이며, 사다리꼴을 하고 있다. 인천 팔미도 등대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등대다.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의 일월대.

호미반도를 북쪽으로 돌면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이 나온다. 신라 제8대 아달라왕(阿達羅王) 4년(157년) 동해 바닷가에 살던 연오랑과 세오녀 부부의 설화를 주제로 하고 있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부부는 일본으로 건너가 왕과 왕비가 됐고, 신라에는 해와 달이 사라졌다. 아달라왕이 신라로 돌아올 것을 부탁했지만 부부는 직접 돌아오는 대신 세오녀가 짠 비단을 보냈다. 이 덕분에 해와 달이 다시 돌아왔다고 한다. 해와 달을 상징하는 바닷가 쉼터 ‘일월대’에서 영일만(迎日灣)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영일만 바다 위에 조성된 해상 누각 영일대.

영일만 내항의 중심에 영일대해수욕장이 있다. 이곳엔 해상 누각인 영일대(迎日臺)가 조성돼 있다. 바다에 서 있는 굵고 긴 많은 기둥이 떠받치고 있지만 누각은 물 위에 떠 있는 듯하다. 주변 곳곳에 미술작품이 설치돼 있다.

영일대해수욕장 북쪽 끝 바다를 향해 튀어나온 나지막한 동산에 환호공원이 있다. 옛날 ‘설머리’라 불리던 곳이다.

환호공원 정상에 지난달 문을 연 스카이워크.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흔들림에 아찔하지만 영일만 주변의 풍광은 물론 멀리 호미반도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공원 안에 지난달 ‘스페이스워크’가 문을 열었다. 가로 60m, 세로 56m, 높이 25m의 곡선형으로 된 국내 첫 체험형 조형물이다. 포스코가 사회 공헌 사업으로 조성해 포항시에 기부했다.

조형물 내부에 설치된 계단은 총 717개이고, 구조물의 총무게는 317t에 달한다. 전체 트랙 333m 가운데 일부 위험한 구간은 오르지 못하도록 막아 놓았다. 법정 기준 이상의 풍속과 규모 6.5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동시 수용 인원을 250명으로 제한해 인원 초과 시 출입 차단 장치가 자동 작동된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흔들림이 느껴져 아찔하다지만 우주를 유영하는 듯하다. 스페이스워크 자체 높이에 공원 산등성이 높이까지 합쳐 81m 상공에서 영일만 주변의 풍광은 물론 포스코 너머 호미반도도 파노라마처럼 볼 수 있다.

여행메모
과메기·대게·모리국수… 호미곶 인근 구룡포 겨울 먹거리 다양
탁 트인 바다에 가슴이 시원해지는 곤륜산.

경북 포항 호미곶 일대는 코로나19 확산 이전엔 매년 새해 첫날 해맞이광장에서 한민족해맞이축전이 열렸다. 새해가 호랑이해인 점을 고려하면 올 연말연시에 많은 인파가 호미곶으로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호미곶해맞이광장 한민족해맞이 축전이 취소됐고 호미곶해맞이광장 폐쇄도 예고됐다. 호미곶면 소재지 진입도로, 해안로, 새천년기념관 주차장도 통제된다. 포항의 북쪽 곤륜산이나 이가리전망대 등도 일출 포인트다.

스페이스워크는 환호공원 주차장을 찾아가면 된다. 3곳에 마련돼 있고 무료다. 스페이스워크 입장료도 시범운영기간인 31일까지 무료다. 입장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평일 오후 4시, 주말 오후 5시까지다. 대기줄이 길어 일찍 가는 게 좋다.

호미곶 인근 구룡포는 과메기가 특산품이다. 한창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겨울철 별미다. 쫀득쫀득하게 씹히는 식감과 고소하고 담백한 맛을 내는 과메기는 불포화 지방산 중에서 뇌 기능 활성물질인 EPA와 DHA 함량이 높다. 성인병 예방은 물론이고 숙취 해독, 피부미용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덕 울진이 대게로 명성 높지만 포항 역시 빠지지 않는다. 구룡포항을 따라 조성된 거리에는 대게 직판장과 함께 대게를 판매하는 음식점이 줄지어 있다. 구룡포 토속음식인 모리국수도 빼놓을 수 없다. 싱싱한 생선과 해산물, 콩나물, 고춧가루, 마늘 양념장, 쪽파 그리고 국수 등을 듬뿍 넣어 걸쭉하게 끓여 낸다.



포항=글·사진 남호철 여행선임기자 hc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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