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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는 성경통독’ AI 도움 받아 이왕이면 친근한 목소리로… 어! 하용조 목사님이 말씀을 읽어주네

교회들 AI 음성 합성 기술 속속 도입

온누리교회 이재훈가 자이냅스의 AI기술로 오디오 성경을 만들기 위해 스튜디오에서 목소리를 녹음하고 있다. 자이냅스 제공

서울 온누리교회(이재훈 목사)에 출석하는 강신익(67) 장로는 올 초 색다른 성경통독을 했다. 지난 1월 4일부터 진행한 ‘90일 공동체 성경읽기’ 프로젝트를 통해서다. 90일간 이재훈 목사는 교회 유튜브 채널을 통해 성경 66권을 읽었다. 담임목사가 성경을 읽어주니 말씀이 귀에 쏙쏙 들어왔다. 강 장로는 “사람은 관계 안에서 산다. 제3자보다 가족이나 친밀한 사람이 읽어주면 좋다”며 “성경책을 담임목사가 읽어주니 얼마나 좋았겠나”라고 말했다.

그런데 이 목사의 음성에는 비밀이 숨어 있었다.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합성한 목소리였다. LG전자 사장을 역임해 AI 기술에 익숙한 강 장로이지만 이 목사의 음성을 듣는 순간만큼은 AI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오디오 성경은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자이냅스의 AI기술로 만들었다. 실제와 똑같은 음성을 재현하기 위해 이 목사는 두 시간가량 스튜디오에서 녹음했다. 이 목사는 29일 “오디오 성경은 이전에도 있었는데 전문 성우가 하다 보니 말씀의 깊이를 전달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성도들이) 익숙한 담임목사의 음성으로 성경말씀을 듣고 성경책을 읽으니 집중력도 높아졌고 프로젝트 참여 열기도 뜨거웠다”고 전했다.

담임목사가 읽어주는 오디오 성경의 효과를 확인한 온누리교회는 1월 1일부터 1년간 특별한 ‘공동체 성경읽기’를 진행한다. 이 교회를 개척한 고 하용조 목사의 음성으로 성경을 읽어준다. 2011년 별세한 하 목사의 음성으로 오디오 성경을 만들기 위해 교회는 과거 교회나 방송국에서 녹화한 영상을 활용했다.

성경읽기를 담당하는 이기원 목사는 “하 목사님의 경우 영상을 나이대로 나눠서 보냈다. 잡음이 들어간 건 사용할 수 없었지만 다행히 자료가 많았다”면서 “기술이 발전하는 걸 경험했다. 이 목사님의 경우 처음 15일간 발음이 씹히는 등 문제가 있었는데 그 뒤로는 완벽하게 구현됐다”고 설명했다.

강 장로는 “AI를 활용할 때 조심할 게 있다. 설교는 영적인 거라 AI를 활용하면 안 되지만 글자를 틀리지 않게 읽어야 하는 성경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하 목사님의 설교를 먼저 들어봤는데 10여년 전 설교하셨을 때가 떠올라 먹먹했다”고 설명했다.

‘불편한 골짜기’를 우려하는 성도들을 위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불편한 골짜기란 인간과 비슷한 로봇을 보며 느끼는 불편함을 뜻한다. 우리말 성경을 읽는 하 목사의 음성이 불편하게 느껴진다면 전문 성우가 녹음한 드라마바이블(G&M글로벌문화재단 제공)의 개역개정판 성경을 들어도 된다.

선한목자교회 유기성 목사가 자이냅스의 AI기술로 오디오 성경을 만들기 위해 스튜디오에서 목소리를 녹음하고 있다. 자이냅스 제공

경기도 성남 선한목자교회(유기성 목사)도 새해 시작과 함께 오디오 성경을 제공한다. 유기성 목사도 스튜디오에서 직접 녹음했다. 온누리교회와 선한목자교회는 1일부터 각각 교회 홈페이지와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오디오 성경을 올릴 예정이다. 내년 3월부터는 자이냅스 자회사인 보이셀라의 ‘바이블리’ 애플리케이션으로도 하 목사와 유 목사의 오디오 성경을 들을 수 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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