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 건강] “오미크론 이상 변이 없다면 올 겨울쯤 독감수준 관리 가능”

[신년 인터뷰]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교수

‘코로나19’ 극복 가능할까

한국도 1월중 오미크론이 우세종… 중증화율·사망률 감소는 고무적
전체 4차 접종·맞춤형 백신 등 필요… 변이 나오지만 중증 가능성은 낮아
백신·먹는 약 병행이 게임체인저
정부 초기 대응 잘했지만 갈수록 혼란… 신뢰 회복이 중요 가짜뉴스 걸러야

김우주 교수는 최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선진국에서 먼저 백신과 먹는 치료제를 통해 팬데믹이 일시 종식된다 해도 주변 국가에서 여전히 유행한다면 다시 유입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인류가 함께 풀어가야 할 숙제”라고 제언했다. 고려대의료원 제공

코로나19가 출현해 우리 일상을 바꾼 지 2년이 됐다. 새로 등장한 오미크론 변이는 강한 전염력으로 지구촌을 여전히 위협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글로벌 대유행)이 끝나기는 할까. 앞으로도 코로나 이전의 일상으로 영영 돌아가지 못하는 것인가. 국내 감염병학계 권위자인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에게 코로나 유행의 현재와 미래, 한국의 방역 대응 등을 들어봤다. 인터뷰는 서면과 전화통화로 진행했다. 김 교수는 대한감염학회 이사장, 대한인수공통감염병학회 회장을 역임했고 현재 대한백신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지난 2년간의 코로나 유행과 대응을 평가한다면.

“코로나 초창기 미국이 12~18개월 내 백신 개발을 공표했을 때 많은 전문가들은 회의적이었다. 예상을 뒤엎고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등이 백신 개발에 성공하며 게임 체인저로 등극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바이러스의 반격으로 알파, 베타, 델타, 감마, 오미크론까지 바이러스는 변이를 거듭하며 백신 효과를 반감시키고 심지어 무력화하고 있다. 먹는 항바이러스제가 상용화되며 중증화율과 사망률을 감소시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하지만 항바이러스제 사용에 따른 내성 바이러스의 출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안심할 수 없다. 또 선진국에서 먼저 백신과 먹는 항바이러스제로 팬데믹이 일시 종식된다 하더라도 주변 국가에서 여전히 유행한다면 다시 유입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즉 인류가 함께 풀어가야 할 숙제다.”

-오미크론 확산세가 심상치 않은데.

“오미크론 변이의 전염력은 델타보다 2~5배 정도다. 감염자가 배로 증가하는 더블링 타임은 1.5~2일로 빠른 편이다. 델타는 스파이크단백질의 수용체 결합부위(RBD)에 변이가 2개인 반면, 오미크론은 15개 변이가 있어 인체의 호흡기와 결합력이 아교처럼 강해졌다. 한국도 1월 중 오미크론이 우세종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측된다. 델타 변이가 4차 유행을 주도했고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시작과 동시에 국내에선 5차 유행이 시작됐다.”

-오미크론이 팬데믹 종식의 신호라는 의견도 있다.

“영국과 남아공 연구에 따르면 오미크론의 중증도가 다른 변이 대비 30~70% 가량 낮다. 홍콩의 한 대학은 오미크론이 기도 감염을 더 잘 일으키지만 폐 조직까지 깊숙이 침투해 심각한 피해를 주는 사례는 적다고 밝혔다. 물론 체외배양을 통한 연구결과이기 때문에 체내에선 어떨지, 그리고 고령자와 기저질환자에서는 중증도가 어떻게 높아질지 좀 더 연구가 필요하다. 따라서 오미크론 팬데믹으로 현 상황의 종식을 예단하기엔 아직 이르다.”

-백신 4차 접종 해야 하나.

“오미크론이 나오지 않았으면 백신 기본 접종과 추가접종(부스터샷), 먹는 치료제 등으로 올 여름쯤 유행의 어려운 국면은 지나가지 않을까 생각했다. 오미크론 출현으로 이제 백신 3차접종이 기본 접종이 됐다. 3차접종을 하면 약 70%의 오미크론 방어효과가 있는 걸로 보고돼 있다.

4차 접종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오미크론 다음에 또 다른 변이가 안 나온다는 전제하에 3가지 전략이 있을 수 있다. 기존 백신으로 전체 대상 4차 접종을 하거나 오미크론 맞춤형 백신으로 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일종의 ‘하이브리드 방식’도 가능한데, 고령자나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은 기존 백신을 사용하고 청소년 등 건강한 계층은 오미크론 특화 백신으로 4차 접종하는 것이다.”

-코로나19도 독감처럼 엔데믹(주기적 유행병)으로 토착화할까.

“그럴 것으로 예상한다. 앞서 3가지 백신 접종 전략과 먹는 치료제 등으로 대응하면 올해 겨울쯤에는 ‘계절 독감’ 수준으로 관리될 것으로 본다. 일부에선 ‘감기 수준’으로 관리 가능할 것이란 얘기도 하는데, 감기는 독감이나 코로나19와 다르다. 코로나19를 감기 수준으로 관리하긴 힘들고 계절 독감 정도면 베스트 시나리오다. 현실화되면 코로나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

-코로나19 백신 매년 맞아야 하나.

“2024년 이후에는 매년 ‘시즌(계절) 백신’을 맞아야 할 것으로 본다. 현재 독감도 코로나처럼 면역 유지 기간이 6개월밖에 되지 않는다. 코로나와 독감 모두를 예방하는 ‘복합 백신’으로 한 번에 접종할 수도 있다. 모든 코로나 변이들에 대응 가능한 ‘유니버설 백신(범용 백신)’도 개발해야 한다. 매해 코로나 계절 백신을 맞고 돌파감염되면 팍스로비드나 몰루피라비르 같은 먹는 치료제를 사용하면 된다.”


-또 다른 변이 출현 가능성은.

“바이러스는 변이가 생존 전략이다. 일각에선 남아공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발생한 것에 대해 HIV(후천성면역결핍증)감염자에 의한 것으로 본다. 남아공의 경우 백신 접종률이 낮은데, HIV감염으로 면역력이 저하된 인체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오랜기간 살아남아 복제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슈퍼 변이’가 생겨날 수 있다는 얘기다. 또 백신이 변이를 조장한 것일 수도 있다. 바이러스의 기본 속성이 변이인데, 백신으로부터 회피하기 위해 변이를 거듭한다는 것이다. 다만 변이는 중증도가 더 올라가진 않을 것이다. 일부 과학자가 얘기하는 것처럼 바이러스 자체의 병독성이 낮아지기 보다 백신 접종과 감염으로 사람들이 면역력을 더 갖게 되기 때문에 중증으로 갈 가능성은 낮다.”

-먹는 치료제가 게임 체인저 될까.

“먹는 항바이러스 치료제는 변이에 매우 강하다. 팍스로비드와 몰루피라비르 둘 다 작용 기전이 바이러스 복제를 차단하기 때문에 변이의 영향을 덜 받는다. 경구용 치료제 자체가 게임 체인저라기보다 백신과 먹는 약을 적절히 사용하는 것이 게임 체인저라고 생각한다. 물론 새로 나온 약물이라 백신처럼 예기치 않은 부작용을 경험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미국 영국 등의 상황을 잘 모니터링해야 한다. 국내에선 먹는 치료제를 개발하는 제약사를 찾아보기 힘든데, 우리도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

-국산 백신 개발 어디까지 왔나.

“국내 백신 개발은 현재 임상2·3상 단계에서 열심히 하고 있고 단백질재조합 방식으로 개발중인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가장 앞서 있다. 3만~4만명의 대규모 임상이 사실상 불가능해 기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바이러스벡터 방식)을 대조 백신으로 해서 중화항체를 비교하는 방법으로 진행 중이다. 문제는 mRNA 백신이 코로나 백신의 표준이 된 상황에서 국민들 또한 mRNA에 대한 신뢰가 두터운데, mRNA 백신과 비교 분석한 효과와 안전성 자료가 없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들의 선호도가 어떻게 될지 미지수다.”

-2년간 한국의 방역대응 잘한 점과 못한 점은.

“초기 마스크 착용은 매우 잘했다. 해외 마스크 무용론에 비해 우리 국민은 신종플루·메르스 등의 경험, 황사, 미세먼지로 인해 마스크 착용에 거리낌이 없었다. 빠른 진단 유전자증폭장치(PCR)도입 또한 잘한 일이다.

반면 코로나 초기 해외 유입을 제대로 막지 못한 것은 잘못이다. 그해 봄 대구, 경북 등에 대유행을 초래했다. 재택 치료, 병상 추가 확보 행정명령, 방역패스 등도 아쉬운 점이 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겠지만 과학적 정책이 아닌 정치적 방역으로 국민들에 되레 혼란을 야기했다. K방역 성공이라는 섣부른 축배로 오판이 자꾸 커졌다. 방역의 반은 소통인데, 정부와 국민간 소통이 잘 이뤄지지 않았다. 수시로 바뀌는 정책에 국민 혼란이 가중됐다. 중장기, 입체적 전략이 부재하고 늘 한 두 발짝 늦은 정책 수립으로 국민 신뢰를 얻지 못한 점이 안타깝다.”

-또 힘겨운 한 해를 보내야 하는 국민과 의료계, 정부에 당부한다면.

“방역당국은 컨트롤타워로서 과학적인 측면에서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하길 바란다. 향후 벌어질 이벤트에 대해 사전에 예측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민들과 충분한 소통을 통해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우선이다. 코로나 상황에서 마지노선은 의료계다. 2년간 피, 땀, 눈물로 지켜온 의료계도 끝까지 국민 건강과 코로나 재난 극복을 위해 좀 더 힘을 내 줬으면 한다.

끝으로 국민들은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다. 코로나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습득하고 가짜뉴스를 걸러냄으로써 자신과 가족, 조직의 안전을 지킬 수 있다. 방역의 핵심은 국민 스스로 기본 수칙을 지키는 일이다. 백신 접종 등 전문가의 올바른 정책에 따라 줬으면 한다. 결국 인류는 코로나를 극복할 것이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And 건강]
[And 건강] 프로바이오틱스, 암·장기 이식 환자엔 ‘毒’ 될 수도
[And 건강] 초기 복용 땐 중증입원·사망률 최대 89%↓… “오미크론에도 효능”
[And 건강] 마른비만 최대 적은 ‘내장지방’… 사과·올챙이배 위험신호
[And 건강] 이곳 저곳 아픈 게 내 장이 새기 때문이라고?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