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도 스우파처럼 함께 호흡할 방법 찾자”

[MZ세대 한국교회를 말하다] (하) MZ세대 기독인, 희망을 찾다

지난해 하반기 최고의 화제를 모은 TV 프로그램은 엠넷의 ‘스트리트우먼파이터(스우파)’였다. MZ세대는 실력과 철학이 있는 ‘멋진 언니’들의 모습에 열광했다. 성현 필름포럼 대표는 “스우파는 MZ세대가 생각하는 공동체의 모습이다. 리더가 있는 공동체지만 서로를 존중하며 각자 개성을 드러낸다”며 “교회도 MZ세대와 기성세대를 가르는 게 아니라 공동체 안에서 같이 호흡할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한국교회의 고민에 MZ세대 기독교인은 개성을 드러내며 기독교인의 향기를 잃지 않았다. 국민일보는 각 분야에서 일하는 MZ세대들을 만났다.

영화로 마음을 터치한다

MZ세대 기독교인은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고 서로를 존중하며 기독교인의 삶을 실천하고 있었다. 이병윤씨가 영화 ‘유월’로 2019년 부산국제단편영화제에서 수상한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전정윤씨가 교회 내 청년 리더급 봉사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행사장에서 기념사진을 찍은 모습(왼쪽부터). 각자 제공

세계보건기구가 ‘팬데믹’을 선언하던 2020년 3월 유튜브에는 또 다른 바이러스가 퍼지고 있었다. 게시 두 달 만에 유튜브 조회수 196만뷰를 올렸고 2일 현재 564만회를 기록 중인 25분짜리 단편영화 ‘유월’이다. ‘댄스’라는 이름의 바이러스에 감염돼 좀비처럼 보이던 이들의 몸 사위는 바이러스를 재앙이라 여기는 통념을 깨기라도 하듯 음악이 흐르는 순간 춤이 된다.

이병윤(33)씨가 2019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영화과 졸업 작품으로 낸 이 영화는 그해 청룡영화상 단편영화상, 부산국제단편영화제 관객상 등 무수한 상을 받았다. 영화 ‘유월’엔 작품을 만드는 과정을 예배 활동이라 여기는 이씨의 철학이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제목은 이스라엘 민족이 출애굽 당시 어린 양의 피를 문설주에 바르면 하나님의 심판이 지나간다는 유월절 절기에서 가져왔다. 콘셉트는 느헤미야 8장 10절이다. 이 감독은 “율법에 매여 슬퍼하지 말고 여호와로 인해 기뻐하라는 성경 말씀을 이야기하고 싶었다”며 “복음의 메시지를 직접 전달하지는 않지만, 사람의 마음을 건드리는 지점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MZ세대 사역자는 MZ세대 편이다

왕십리교회 중등부 사역자인 현영진(29) 전도사는 아이들이 주일성수를 하지 않아도 “왜 교회에 나오지 않느냐”고 닦달하지 않고 “전도사님은 항상 네 편”이라며 기다린다는 신호만 준다. 목사 자녀였던 현 전도사 자신이 중학생 시절 지독하게 방황한 경험이 있었기에 가능한 도움이다. 현 전도사는 고등학교 1학년 때 억지로 간 여름수련회에서 하나님을 만난 뒤 목회자가 되기로 결심했다. 그는 “MZ세대는 정의와 공의에 관심이 많다. 이를 지키는 게 쉽지는 않겠지만 신실하게 처음 마음을 지켜나가는 MZ세대 목회자로 살고 싶다”고 말했다.

대놓고 복음을 전한다

김지윤씨가 경기도 파주 교회 청년들이 연합한 '테루아' 소속으로 2018년 인근 군부대로 위문공연 갔을 때 연주하는 모습. 코로나 이전 박지훈씨가 바티칸 박물관에서 관광객들에게 라파엘로의 '그리스도의 변용'을 설명하고 있다(위부터). 각자 제공

철강회사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하던 박지훈(35·여)씨는 “오랜 시간 기도했음에도 직업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했다”며 여행 가이드로 진로를 바꾼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이탈리아에서 가이드로 일하면서 말 그대로, ‘대놓고 복음을 전할 수 있다’는 매력을 발견했다. 그는 “박물관 그림은 성화, 음악당 음악은 모두 성가곡”이라며 “제 신앙과 경험을 풀어 그림과 음악의 의미를 설명했더니 다들 좋아했다. 기독교를 더 알고 싶다는 분도 계셨고 다시 교회에 가게 됐다는 분도 계셨다”고 전했다.

코로나19로 한국에 들어온 그는 최근 여행 도슨트라는 직함을 만들어 유럽 문화를 소개하는 온라인 강사로 활동 중이다. ‘대놓고’ 복음을 전하는 것도 잊지 않고 있다.

예배자의 마음으로 가르친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의 입시학원에서 수학 강사인 김지윤(26·여)씨는 ‘예배자의 마음’으로 일한다. 그는 “기독교인의 향기를 내기 위해 노력한다. 아이들을 똑같이 아껴주고 다툼이 있을 때는 상처받은 아이를 어루만지며 공정하게 중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김씨는 사람들이 자신을 통해 하나님을 궁금해하고 만나보고 싶어하기를 바란다. 그는 “예전 직장에서 기독교인인데도 본을 보이지 못하는 상사를 보고 실망한 적이 있다”면서 “교회에서만 열심히 일하고 사회 일은 소홀히 한다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 더 노력한다”고 말했다.

사업장은 복음의 통로다

서울에서 부동산 사무실을 운영 중인 전정윤(32 여)씨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기독교인이라는 걸 당당히 밝힌다. 주변에 힘든 사람이 있으면 위로해주고 필요한 경우 재정을 흘려보내기도 한다. 부동산 사무실을 열게 된 것도 삶 속에서 그리스도인의 향기를 드러내기 위해서다.

전씨는 “복음의 통로가 되기를 소망하며 사업장을 시작했다. 이사야 58장 11절 말씀처럼 하나님이 제 삶을 주관해 주시고 책임져 주심을 믿는다””고 말했다.

MZ세대가 한국교회에 원하는 건

인터뷰에 응한 MZ세대 기독교인에게 ‘MZ세대를 위해 교회가 해줄 일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똑같이 던져봤다. 이들은 MZ세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달라고 요청했다. 현 전도사는 “(교회는) 수용성 있는 태도가 필요하다”며 “귀를 열고 마음 문을 열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김씨는 “MZ세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고 교회를 향한 그들의 마음이 열리는 일을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N포 세대’인 이들을 위로하는 것도 교회의 역할이다. 전씨는 “교회가 MZ세대를 위한 멘토 역할을 해줬으면 한다”고 했고, 김씨는 “MZ세대를 귀하게 여기고 응원한다는 교회의 메시지가 닿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서윤경 박용미 임보혁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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