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제·선교도 메타버스로… 사역의 문이 넓어졌다

캐릭터끼리 만나 화상 대화 나누고
지구촌 선교지 항해하듯 돌아보고

이포넷, 2D 형태 ‘젭’에서 시무예배
블록체인에 기부 접목한 ‘체리’ 운영
새로운 형태 기부문화 확산 힘써
IT기업 이포넷은 4일 메타버스 플랫폼 ‘젭’에서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시무예배를 드렸다. 이포넷 제공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는 한 해를 시작하는 기업의 시무식 풍경도 바꿨다. IT 전문기업 이포넷은 4일 임직원 1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특별한 시무예배를 드렸다. 예배 장소는 2D 형태의 메타버스 플랫폼 젭(ZEP)이다.

이포넷 이수정 대표는 5일 “해외 출장을 다녀와 격리 중인데 메타버스를 활용한 덕에 시무식과 시무예배를 진행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이포넷 운영과 함께 과학기술인선교회(FMnC) 이사로 활동 중이다.

젭은 2D 게임과 유사해 조작이 어렵지 않고 같은 공간에서 다른 캐릭터가 접근하면 줌(Zoom)처럼 화상채팅도 가능하다. 시무예배에선 서울 빛과소금의교회 장현 목사가 ‘두 갈래 길 앞에서’(히 11:24~26)를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다. 장 목사는 “모세는 세상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길 대신 주님의 상주심을 바라보고 수모의 길을 택했다”며 “우리도 다양한 선택의 순간 좁은 길을 걸어가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했다.

예배에서는 이포넷과 장 목사 모두에게 새로운 도전과 과제를 제시했다. 이포넷은 메타버스 공간에서 직원들에게 “메타버스 전문기업으로 나아가겠다”는 제2의 도약을 선언했다. 그동안 이포넷은 블록체인과 기부를 접목한 플랫폼 ‘체리’를 운영해 왔다. 지난달부터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국내 최초로 기부월드인 ‘사랑의열매×체리랜드’를 구축해 운영 중이다. 향후 메타버스와 블록체인 기술을 연결해 새로운 형태의 기부문화를 만든다는 게 이포넷의 계획이다.

장 목사는 지난해 6월 서울 홍익대 인근에 청년을 위한 빛과소금의교회를 개척했다. 그는 “얼굴만 보여주고 말하는 사람만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줌과 달리, 메타버스는 실제 얼굴은 아니라도 자신의 캐릭터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여 생동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캐릭터와 게임이 익숙한 청년들을 메타버스로 전도하면 교회 진입 장벽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CC ‘게더타운’서 선교캠프 개최
가상의 공간에 선교지별 정보 집약
현지 선교사와 직접 소통하며 교류
CCC 청년들이 4일 메타버스 플랫폼 '게더타운'에 접속해 대만을 주제로 구현된 가상 선교캠프에서 현지 선교사, 또래들과 소통하고 있다. CCC 제공

일본에서 북아메리카 최남단 파나마공화국까지 이동하는 데는 5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청년들은 자신을 닮은 '아바타'를 내세워 대만 네팔 필리핀 등 각 선교지를 둘러봤다. 이들은 현지 선교사들과 영상으로 채팅하며 평소 궁금했던 질문을 던지거나 자신의 선교 소명도 공유했다.

한국대학생선교회(CCC·대표 박성민 목사)는 4~5일 메타버스 플랫폼 '게더타운'과 줌(Zoom)을 활용해 온라인 선교캠프 'Overcome'(오버컴·극복하다)을 진행했다. CCC는 지난해 여름 팬데믹 상황에 맞춰 온라인에서도 청년들이 서로 소통하며 사역을 이어갈 수 있도록 게더타운에 가상세계를 만들었다. 이번 선교캠프에서는 선교지별로 가상 섬과 배를 만들었다. 청년들은 항해하듯 섬과 섬을 오갔고, 선교지에 정박한 배에 올라 선교 정보를 얻었다.

이틀간 진행된 선교캠프는 저녁 9시까지 이어지며 활기를 띠었다. 4일 '한국에서도 세계 선교를?'이란 제목의 특강 강사로 나선 이홍기 간사는 국내 대학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을 상대로 한국어 공부방 등을 열며 복음 전도에 나선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해외 선교지를 직접 찾지 않아도 되는 만큼 많은 시간이나 비용 투자 없이 그들의 친구가 돼 주고 자연스레 하나님을 전하고 간증하는 것만으로도 전도할 수 있는 놀라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코로나19 때문에'가 아니라 '코로나19 덕분에' 한국의 유학생, 해외 학생들까지 온라인을 통해 알게 되고 복음을 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해당 사역에 참여했던 한 청년은 "외국인 유학생들과 교류하며 이전까지 한 번도 생각하지 못했던 아프리카 땅에 대한 선교 비전을 갖게 됐다"고 고백했다.

박성민 목사는 "여전히 절망 가운데 있는 세상의 많은 영혼을 향해 승리의 복음을 전해줄 사람들이 필요하다"며 "코로나로 촉발된 많은 도전에 좌절하고 의기소침해 있을 우리에게 예수님은 '담대하라, 세상을 이겼다'고 말씀하신다. 이 말씀을 마음에 품고 항상 승리하는 삶을 살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서윤경 임보혁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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