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가 내 주식 팔았어?”… 돔황차냐, 존버냐 개미들 혼란

국내 선 100억 이상 판 CEO만 33명
고점에 팔아 차익… 처벌은 불가능
큰 영향 없다 의견 있지만 악재 분명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동반 하락 마감한 1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림 전광판에 코스피가 전 거래일에 비해 28.17(0.95%) 포인트 내린 2926.72를 코스닥지수는 14.78(1.49%) 포인트 내린 980.38을 나타내고 있다. 뉴시스

국내외 유력 상장기업에서 최고경영자(CEO) 등 고위 경영진이 주식을 대규모로 매도하는 사태가 줄이어 발생하고 있다. 이들이 지난 한 해에만 1조원어치 주식을 ‘고점’에 매도해 차익을 챙기는 동안 주가 하락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개인투자자들에게 돌아갔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방탄소년단(BTS) 멤버 진(김석진) 제이홉(정호석) RM(김남준) 3명은 지난해 10~11월에 하이브 주식 3만1986주를 매도했다. 매도금액만 99억원을 넘어선다. 별도의 블록딜 없이 장중에 그대로 매도한 탓에 41만원을 넘어섰던 주가는 내리막길을 걸어 이날 기준 29만5500원까지 28.62% 폭락했다.


지난달에는 8명의 카카오페이 내부인사들이 900억원어치 카카오페이 주식을 매도했다. 특히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 혼자서만 469억원어치 매물을 내놨다. 상장 한 달 만에 경영진이 대량 매물을 내놓으며 카카오페이 주가는 28.78% 떨어졌다.

그 외 더존비즈온(1650억원), ISC(1342억원), 신흥에스이씨(889억원) 등에서도 최고경영자에 의한 자사주 매도 사례가 관측됐다. 금감원이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국내 상장사 CEO들이 지난해 1년 동안 팔아치운 자사주만 1조원을 넘어선다. 자사주를 100억원 이상 매도한 CEO만 33명에 달한다.

해외에서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수차례에 걸쳐 자신이 보유한 테슬라 지분의 10%가량을 매도했다. 그가 설문조사 직후 이날까지 장중 매도한 테슬라 주식은 164억 달러(약 19조6701억원)에 달하고, 1200달러를 넘어섰던 주가는 현재 1000달러선을 간신히 지키고 있다.

이처럼 대형 상장사에서 고위 경영진의 ‘폭탄 매도’가 반복되고 있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이들이 왜 주식을 매도했는지조차 알기 어렵다. 대부분 매도 사실만을 공시할 뿐이다. 류 대표만이 “내부 이해상충을 이유로 스톡옵션 행사에 따른 주식을 매도했다”고 해명했다. 투자자들은 상장사 내부인사들이 주식을 ‘고점’에 현금화하기 위해 매물을 내놓은 것으로 의심하고 있지만, 이를 입증하거나 법적으로 처벌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투매현상이 발생하면 개미들은 단기고점이라 판단하고 손해를 보더라도 함께 발을 빼든지, 아니면 울며 겨자 먹기로 장기 투자의 길로 접어들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일부 경영진의 매도 여부가 주가에 큰 영향을 주기는 힘들다는 의견도 있지만, 투자자 신뢰를 무너뜨린다는 점에서 주가에 악재는 분명해 보인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카카오페이의 경우 시장의 기대감이 굉장히 높은 상황에서 경영진의 기회주의적 행태로 주가가 폭락했다”며 “정작 이에 대한 책임은 주주들이 지게 된 만큼 신뢰도에 상당한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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