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원 받고 ‘보복살인’ 주소 넘긴 구청 공무원

2년간 1101건 유출 4000만원 챙겨

이석준이 지난달 17일 오전 서울 송파경찰서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는 중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신변보호 중인 여성의 모친을 잔혹하게 살해한 이석준(26)이 흥신소에서 넘겨받은 피해자 주소지는 구청 공무원이 유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동부지검 사이버범죄형사부(부장검사 이성범)는 2020년 1월부터 약 2년 동안 시민 개인정보 1101건을 불법 조회해 흥신소 업자에게 건네고 그 대가로 4000만원에 이르는 뒷돈을 챙긴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개인정보보호법 위반)로 경기도 수원시 한 구청 공무원 A씨(40)를 구속 기소했다고 10일 밝혔다.

검찰 수사 결과 A씨가 흘린 개인정보 중에는 ‘이석준 사건’ 피해자 집 주소도 포함돼 있었다. 피해자 집 주소는 흥신소 3곳을 거쳐 이석준에게 전달됐다. 이 과정에서 A씨가 첫 번째 흥신소 측으로부터 대가로 받은 돈은 2만원이었다. 흥신소 2곳을 거쳐 13만원에 집 주소 정보를 입수한 흥신소 운영자 B씨(37·구속 기소)는 이를 이석준에게 50만원을 받고 팔았다. 업자들은 텔레그램 메신저, 대포폰 등을 통해 개인정보를 익명거래하는 방식으로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도로점용 과태료를 부과하는 데 사용되는 공무원 차적조회 권한을 악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가 소속된 구청은 차적조회 권한 남용을 막을 어떤 장치도 마련돼 있지 않았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A씨와 흥신소 업자들은 텔레그램에 올라온 ‘고액 아르바이트 모집’ 공지를 통해 연결됐다. A씨는 2년가량 개인정보를 넘기면서 흥신소 업자들로부터 매월 200만~300만원씩 모두 3954만원을 받았다.

검찰 관계자는 “A씨 검거 후 여죄 수사과정에서 이석준 사건 피해자 주소 조회 사실을 추가 확인하고 이를 토대로 중개한 흥신소 업자들을 특정해 검거했다”고 말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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