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횡령액 계속 바꾼 오스템, 왜?… 경찰이 물을 때마다 액수 정정

환수 100억 첫 공시 전에 인지 정황
출석 앞둔 직원 부친 숨진채 발견

10일 오후 오스템임플란트 회삿돈 2천215억 원을 횡령한 이모씨 가족의 주거지에서 경찰이 압수수색을 마친 후 압수품을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TV 캡처

최초 1430억원의 횡령 피해를 신고했던 오스템임플란트가 경찰의 요청을 받은 뒤에야 두 차례 추가 피해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경찰 압수수색 과정에서 횡령 피의자 이모(45)씨의 부친(69) 집에서 대량의 금괴가 나왔는데, 부친은 경찰 출석을 앞두고 사라졌다가 숨진 채 발견됐다.

11일 국민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오스템임플란트는 경찰이 수사 중 횡령 규모를 따져 물을 때마다 뒤늦게 피해 액수를 정정했다. 경찰은 회사가 고소장 기재 금액(1430억원)에서 450억원 늘어난 1880억원으로 횡령 사실을 지난 3일 공시하자 해당 금액 산정 경위를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회사는 지난해 횡령 피해액만을 경찰에 알렸다. 그러다 계좌 흐름을 추적하던 경찰이 2020년 내역을 추가로 요청하자 회사는 지난 10일 235억원을 추가해 정정 공시했다. 자체조사를 했다지만 구체적인 피해 규모도 파악을 못 했다는 얘기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가 입사한 2018년과 이듬해인 2019년에도 추가적인 횡령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고소사건인 만큼 회사 측이 추가 횡령 여부를 조사해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해야만 수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회사가 지난해 3월 이씨가 횡령액 100억원을 돌려놨다는 사실을 인지한 시점이 최초 공시 이전이라는 정황도 나왔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 3일 공시 경위를 묻는 과정에서 회사 측이 100억원을 포함한 ‘총 550억원의 횡령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지만, 공시엔 100억원을 제외했다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공시 전 인지하고도 금액을 축소했다면 자본시장법 위반 소지가 있다. 오스템임플란트 관계자는 “횡령액을 바라보는 경찰과 회사 측의 인식 차이가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전날 밤 경기도 파주에 있는 이씨 부친 주거지에서 1㎏짜리 금괴 254개를 확보했다. 이씨 부친은 이씨 아내, 처제, 여동생, 처제의 남편 5명과 함께 범죄수익 은닉 혐의 피의자로 입건돼 이날 서울 강서경찰서 출석을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부친은 오전 7시쯤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글을 남기고 집을 나가 경찰에 실종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추적에 나섰지만 결국 10시간가량 지나 숨진 채 발견됐다. 수감된 이씨가 변호인을 통해 부친 사망 소식을 들었을 가능성도 있다.

경찰 관계자는 “가족들의 경우 이씨가 횡령하는 과정까지 구체적으로 알고 있었는지, 아니면 범행이 끝난 뒤 도주 및 범죄수익을 숨기는 데 관여한 것인지 시점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14일쯤 이씨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전성필 이형민 기자 f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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