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메시지로 차별 그만”… 애플 ‘말풍선 색깔’ 논란

안드로이드폰 사용자는 녹색
이모티콘도 사용 못하게 막아


애플이 문자메시지 서비스 ‘아이메시지(사진)’로 사용자를 차별한다는 비판이 구글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아이폰 사용자와 안드로이드폰 사용자의 대화창 색깔을 다르게 하는 방식으로 차별을 한다는 게 골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대는 녹색 텍스트 상자를 두려워한다. 애플이 아이메시지로 락인(Lock-in) 효과를 누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애플은 아이폰 사용자끼리 아이메시지로 메시지를 주고 받으면 대화창을 파란색으로 나타낸다. 하지만 아이폰 사용자와 안드로이드폰 사용자 사이에서 메시지를 나누면 녹색 대화창이 뜬다. 아이폰 사용자는 상대방이 아이폰을 쓰는지 안드로이드폰을 쓰는지 바로 알아차릴 수 있게 된다. 또 안드로이드폰 사용자와는 아이메시지에서 제공하는 각종 이모티콘을 쓸 수 없다.

미국 10대 사이에서는 아이폰 사용이 일종의 ‘또래 문화’다. 이런 상황에서 안드로이드폰으로 이동하면 메시지를 주고받을 때 바로 드러나 차별을 받는다는 것이다. 13일 미국 시장조사업체 CIRP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의 40%가 아이폰을 사용한다. 아이폰 사용비율은 18~24세에선 70%로 뛴다. IT매체 더 버지는 “이런 차별은 미국 청소년에게 아이폰을 사도록 압박을 가하는 것이고, 안드로이드폰 사용자를 배척하게 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면서 “그룹 채팅을 할 때 녹색 대화상자가 뜨는 건 사회적으로 실례가 되는 것으로 인식되기도 한다”고 꼬집었다.

애플은 아이폰 사용자끼리 메시지를 주고받는 건 인터넷 망을 이용하고, 안드로이드폰 사용자와 나누는 대화의 경우 이동통신사 통신망을 사용하는 등 기술적으로도 차이를 두고 있다. 구글은 애플이 고객을 잡아두는 방편으로 아이메시지를 악용한다고 비판한다. 애플이 아이메시지로 사용자를 생태계 안에 가두려고 한다는 지적은 에픽과의 소송 과정에서 드러난 내부 문건에서도 확인된다. 필 실러 애플 수석 부사장은 애플이 아이메시지를 안드로이드폰에 개방할지 검토했으나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많다”는 이유로 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크레이그 페더리기 수석 수사장도 “아이폰을 쓰는 가정에서 아이가 안드로이드폰을 쓸 수 있게 장벽을 제거해주는 셈”이라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현재 전 세계에서 표준화한 문자메시지 기술은 없다. 주요 이동통신사를 중심으로 리치 커뮤니케이션 서비스(RCS)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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